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슈렉 4

슈렉3 (블루레이)

크리스 밀러와 라맨 허 공동 감독의 '슈렉3'(Shrek The Third, 2007년)는 망작이다. 허를 찌르는 패러디와 반전의 묘미로 사람들을 웃기고 감탄하게 했던 슈렉시리즈의 재미와 신선도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패러디 형식을 빌린 개그 애니메이션의 원조 시리즈이지만 1편과 2편을 통해 보여줄 만큼 보여줘서 그런지 이 작품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평범한 스토리에 의존한다. 왕궁 생활에 싫증난 슈렉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이을 사촌을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여기에 왕위를 노린 차밍 왕자가 슈렉 일당과 대결을 벌이면서 이야기는 예측 가능한 뻔한 모험담으로 흐른다. 패러디와 웃음 또한 아더왕의 전설을 비롯해 킹콩 등 다른 작품을 차용하는 식으로 안전하게 넘어간다. 그마나 눈길을 끈 것은 백설공..

슈렉 포에버 (블루레이)

'슈렉' 시리즈가 나온 지 어느 덧 10년이 됐다. 2001년 못난이 초록색 괴물이 등장해 큰 웃음을 선사한 지 근 10년 만에 등장한 마이크 미첼 감독의 '슈렉 포에버'(Shrek Forever After, 2010년)는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못난이 괴물이 못난이 공주와 행복한 가정을 꾸려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중 못된 마법사의 꾐에 빠져 모든 것을 잃고 모험을 벌이게 되는 내용이다. 전작들이 기존의 상식을 비틀고 뒤집는 패러디와 반전에 의존했다면 이번 작품은 전혀 다른 권선징악의 단선적 구도를 채택했다. 사실 패러디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길어지면 불리하다. '못말리는...' 시리즈처럼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 그런 점에서 제작진의 선택은 영리하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는 진부해 보일 수 있지만 기존 시리즈..

슈렉 2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 2'(Shrek 2, 2004년)는 잘 키운 캐릭터가 얼마나 대단한 효자상품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앤드류 애덤슨(Andrew Adamson), 켈리 애스버리(Kelly Asbury), 콘래드 버논(Conrad Vernon) 세 명이 공동감독한 이 작품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풍자와 웃음 덕분에 전편보다 더 재미있다. 이번 풍자의 대상은 예전 영화들과 비벌리힐즈 거리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스파이더맨' '플래쉬댄스' '반지의 제왕' 등 갖가지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을 흉내 낸 영상과 비벌리힐즈를 그대로 옮겨놓은 왕국의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장화 신은 고양이, 프린스 챠밍, 대모 요정 등 새로 투입된 캐릭터들 또한 슈렉, 동키 못지않은 활약을 한다...

슈렉

녹색 괴물이 주인공인 기상천외한 애니메이션 '슈렉'(Shrek, 2001년). 앤드류 아담슨(Andrew Adamson)과 빅키 젠슨(Vicky Jenson)이 공동 감독한 이 작품은 기발한 패러디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해 디즈니 꼬집기였다. 디즈니에서 쫓겨나 드림웍스를 만든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는 한풀이하듯 이 작품에서 디즈니 작품들을 흠씬 두들겼다. 백설공주는 관짝에 실려 슈렉의 식탁에 올랐고, 피노키오는 헐 값에 팔리는 존재가 됐다.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는 서로 뺨을 때리며 싸우고 팅커벨은 병에 갇히니 이런 난리가 없다. 심지어 디즈니랜드마저 탐욕스러운 군주의 소굴로 전락해 조롱을 당했다. 어쨌거나 이 같은 디즈니 비틀기가 관객에게 먹혀 흥행에 크게 성공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