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노 치카의 원작 만화를 토대로 한 타카다 마사히로 감독의 '허니와 클로버'(2006년)는 미대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영화다. 하지만 10권에 이르는 원작 만화를 2시간에 압축하다보니 이야기가 촘촘하지 못하고 성기다. 인물들의 감정 기복 등을 섬세하게 묘사하지 못하고 이야기 쫓아가기에 급급하다보니 공감하기 힘든 작품이 돼버렸다. 원작 만화를 읽고 본다면 어느 정도 인물들에 녹아들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징검다리를 건너듯 성큼성큼 진행되는 이야기가 마냥 지루할 수 있다. 특히 남녀간에 얽히고 설키는 감정선의 묘사는 마치 1970년대 영화를 보는 것 처럼 늘어진다. 뻔히 전개의 양상이 보이는 데도 답답한 대사와 영상으로 일관한 것은 연출력의 한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나마 칸노 요코의 음악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