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스콧 글렌 4

분노의 역류(4K 블루레이)

론 하워드 감독의 '분노의 역류'(Backdraft, 1991년)는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다른 사람을 구하는 소방관들 이야기다.주인공 브라이언(윌리엄 볼드윈)은 아버지와 형이 모두 화재 현장에서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 집안 출신이다. 어려서 아버지가 화재 현장에서 사망하는 것을 지켜본 브라이언은 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그러면서 아버지같은 소방관이 되려는 갈망이 있다. 그래서 소방학교에 들어가 소방관이 되지만 불을 정복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영웅적인 형의 행동을 보며 위축될 수 밖에 없는 브라이언은 잇따라 발생하는 방화 사건을 추적하면서 불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게 된다. 큰 줄기는 소방관의 영웅적인 행동을 다룬 영웅담이지만 그 속에 가족애와 형제애를 다룬 휴머니즘을 담고 있다.한편으로는 아버지..

붉은 10월 (4K 블루레이)

1980년대 최고 이야기꾼을 꼽는다면 단연 '재칼의 날'을 쓴 프레드릭 포사이드다. 톰 클랜시는 포사이드의 뒤를 잇는 밀리터리 스릴러 작가로, 완성도 면에서는 포사이드에 미치지 못하지만 레인보우 식스로 대표되는 일련의 베스트셀러를 여러 편 내놓았다. 톰 클랜시를 세상에 알린 작품이 바로 1984년에 쓴 '붉은 10월호 추적작전'이다. 국내에도 금박출판사를 통해 처음 번역 출간됐던 이 책은 구 소련의 최신예 핵잠수함 붉은 10월호가 미국으로 망명하는 내용을 다뤘다. 워낙 감쪽같이 망명을 해야 했기에 미국과 소련의 해양 전력을 따돌리고 달아나는 과정을 아주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특히 밀리터리 마니아인 톰 클랜시의 해박한 군사지식이 총동원된 덕분에 실감나는 묘사로 당시 레이건 대통령도 극찬을 했다고 한다. ..

써커펀치 (블루레이)

잭 스나이더 감독의 '써커펀치'(Sucker Punch, 2011년)는 만화와 게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무비다. 발칸을 들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등장한 사무라이와 공룡이 불을 뿜고 비행선이 나르는 전장에서 폭격기와 자동소총으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영락없는 비디오 게임이다. 여기에는 '300' '새벽의 저주' '왓치맨' 등을 만든 잭 스나이더의 만화적 상상력과 '귀무자' '데빌메이크라이' 등 줄거리에 따라 스테이지가 바뀌는 비디오게임의 구성이 결합됐다. 따라서 리얼리티를 논하는 것은 이 영화에서 의미가 없다. 심지어 비디오게임을 해보지 않았다면 스테이지 구성 형태의 이야기를 따라가기도 버겁다. 그만큼 액션에 치중한 나머지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가 무너진 것이 이 영화의 한계다. 오죽했으면 줄거리조차 이해가 ..

양들의 침묵 (블루레이)

죄 의식 없는 사람만큼 무서운 존재는 없다. 전혀 꺼리낌없이 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 여기에 지능까지 뛰어나다면 희대의 연쇄살인범 조건을 갖추게 된다. 조나단 드미 감독의 '양들의 침묵'(Silence of The Lambs, 1991년)은 무시무시한 연쇄살인범을 다룬 스릴러다. 여자들만 납치해 죽이는 연쇄살인범을 잡기위해 FBI 신참 수사관 스털링(조디 포스터)이 또다른 지능이 뛰어난 연쇄살인범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 박사의 도움을 받는 이야기다. 원작은 한니발 렉터 시리즈를 쓴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 조나단 드미 감독은 두툼한 원작 소설을 깔끔하게 압축해 두고 두고 회자될 만큼 뛰어난 스릴러로 만들었다. 드미 감독의 탄탄한 연출 못지 않게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특히 뚫어질 듯 노려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