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스팅 2

스팅(4K 블루레이)

1970~80년대 영화 소설을 줄줄이 펴내던 한진출판사에서 낸 책 중에 '나는 놈 위를 기는 놈'이란 책이 있다. 사기꾼을 등쳐 먹는 희대의 사기꾼들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이다. 당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정교한 계획과 엄청난 노력에 감탄을 한 적이 있는데, 조지 로이 힐 감독의 '스팅'(The Sting, 1973년)도 그런 영화다. 겁 없는 두 사나이가 정교한 사기극으로 미국 거물 갱단 두목을 홀랑 베껴 먹는 이야기다. 그 계획이 어찌나 정교하고 기가 막힌 지 영화를 보며 연신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이들이 이용하는 수법은 1930년대에 가능한 전신 사기다. 즉 방송 중계의 지연 시간을 이용해 그전에 승부가 결정 난 경마에 배팅하는 이야기다. 방송과 통신 기술이 발달한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가이 리치 감독의 데뷔작인 '록 스탁 앤 투스모킹 배럴즈'(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1998년)는 참으로 재치넘치는 작품이다. 사기 도박에 속아 돈을 몽땅 날리고 빚을 진 4명의 청년이 이를 갚기 위해 흉악한 강도들을 상대로 강도짓을 벌이는 내용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모두 서로 얽히고 설켜 전체 사건의 영향을 미치는 복선을 기가 막히게 설계했다. 처음에는 황당한 이야기의 나열같지만 끝까지 따라가보면 직접 각본을 쓴 가이 리치의 천재성에 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후 작품인 '스내치'는 이만 못했다. 오히려 BMW 단편선인 '하이어'에 수록된 '스타'가 '스내치'보다 더 돋보였다. 참고로 제목은 오래된 속어로 "몽땅"이라는 뜻이다. 군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