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스파이크 존즈 2

그녀 (블루레이)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는 독특하다. '존 말코비치 되기'처럼 특정인의 머리 속을 들어가 보거나, 괴물들과 소년의 우정을 다룬 '괴물들이 사는 나라' 등 그는 항상 독특한 소재를 다뤘다. 그가 만든 '그녀'(Her, 2013년)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에게 손글씨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하는 주인공 테오(호아킨 피닉스)가 컴퓨터 운용체제(OS)인 사만다와 사귀는 이야기다. 사만다는 단순 OS를 떠나 애플의 '시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티나'처럼 이용자와 음성으로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전해 준다. 그런데 시리와 코티나가 정보 전달에 치중한 반면 사만다는 한 술 더 떠서 사람의 감성까지 헤아린다. 그래서 때로는 피곤에 지쳐 시무룩한 테오를 위로하기도 하고 인생상담도 해주며 그와 감정적인 교류를 한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 (블루레이)

미국의 그림책 작가 모리스 센닥이 아이들을 위해 펴낸 그림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처음 출간됐을 때 냉대를 받았다. 말썽꾸러기 주인공이 부모의 말을 거역해 반항하며 이상한 괴물들과 어울리는 어둡고 칙칙한 내용이 동화답지 않다고 봤기 때문. 그래서 미국 도서관들은 이 책을 갖다 놓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진가는 오히려 아이들이 먼저 알아보고, 아이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책이 됐다.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한 비결은 센닥의 접근법에 있다. 그는 "아이들의 갈등과 고민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책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어렸을 때 기억을 더듬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고민을 다뤘다. 즉, 아이들의 심경을 누구보다 가장 잘 헤아린 책을 낸 것이다. 이 작품이 기존 판타지나 동화와 다른 생경함을 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