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신들의 전쟁 2

신들의 전쟁 (블루레이)

그리스 로마 신화는 곧잘 영화 속 소재로 등장한다. 일일이 이름을 외우기 힘들만큼 온갖 신들과 영웅이 등장하기 때문. 무엇보다 그리스 신화의 특징은 신들이 선악의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는 것. 신들은 인간처럼 분노하고 질투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욕심도 부린다. 그러니 더 할 수 없이 좋은 영화의 소재가 될 수 밖에 없다. 타셈 싱 감독의 '신들의 전쟁'(Immortals, 2011년)도 그런 영화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를 고스란히 갖다 쓴 것이 아니라 재미를 위해 내용을 왕창 바꿨다. 아테네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인 테세우스는 졸지에 사생아가 돼버렸고, 태양신 하이페리온은 개망나니 폭군으로 둔갑했다. 그렇게 설정을 바꿔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만들어 놓고, 만신전의 신들이 총출동해 테세우스를 도와 하이페리온..

신들의 전쟁

그리스 로마신화를 보면 테세우스는 헤라클레스와 더불어 참 이야기거리가 많은 영웅이다. 워낙 힘이 장사였던 그는 침대 길이보다 길거나 짧은 사람을 자르거나 늘려 죽였던 악당 프로크루스테스, 크레타 미궁에 갇혀 제물로 받친 사람들을 잡아먹고 살던 황소머리를 가진 반인반우 괴물 미노타우로스, 여인왕국의 여전사들인 아마조네스 등을 모두 물리치고 아테네의 왕이 됐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여인네와 얽힌 사랑에는 아픔이 있다. 크레타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는 디오니소스의 꾐에 빠져 낙소스섬에 남겨두고 떠났고, 아리아드네의 동생인 페드라를 아내로 맞지만 비극으로 이어졌다. 아마조네스의 여왕 히폴리테 사이에서 낳은 아들 히폴리토스를 새엄마인 페드라가 사랑한 것. 하..

영화 2011.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