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쓰나미 3

폼페이 최후의 날 (블루레이)

이탈리아 남부에 존재했던 폼페이는 흔히 시간이 멈춘 도시로 불린다. 서기 79년 8월24일 분출한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가 18시간 만에 잿더미가 돼서 사라졌다. 그런데 워낙 뜨거운 화산재가 덮치면서 사람들은 순식간에 얼어붙듯 굳어 버렸다. 심지어 그릇에 담긴 음식물까지 그대로 화석이 되면서 당시 생활상과 풍습이 타임캡슐처럼 보존됐다. 폴 W.S 앤더스 감독의 '폼페이 최후의 날'(Pompeii, 2014년)은 이 같은 폼페이시의 비극을 토대로 만든 재난 영화로, 글래디에이터에 타이타닉이 결합된 듯한 작품이다. 즉, 로마 검투사 이야기에 신분을 뛰어넘어 이뤄지기 힘든 사랑이 가미됐다. 밑도 끝도 없이 화산 폭발만 다룰 수 없으니, 여기에 부자와 가난뱅이의 사랑을 다룬 타이타닉처럼 검투사와 로마 여인의..

해운대

한국형 본격 재난영화를 표방한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는 쓰나미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피서철 사람들이 몰리는 휴양지인 해운대를 무대로 선택한 점과 2004년 서남아시아를 덮친 재해 때문에 아직도 사람들의 뇌리에 생생히 남아있는 쓰나미를 소재로 삼아 현실감을 높인 점이 돋보인다. 내용은 최근 동해안에 자주 발생하는 지진이 대마도를 강타하면서 그 여파로 부산 해운대에 거대한 메가 쓰나미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이민기 등이 출연했다. 구성은 평범했던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거대한 자연의 파괴력을 동반한 재난으로 아수라장이 된 후, 다시 삶이 바뀌는 전형적인 재난물의 기승전결을 따른다. 결국 구성이 같을 수 밖에 없다면 승부는 얼마나 재난을 실감나게 묘사하는 가에 달렸다. 그런 ..

영화 2009.07.26

서든 올 스타즈 'Tsunami'

일본 그룹 서든 올 스타즈(Southern All Stars)의 노래 '츠나미'. 우리에게는 해일이라는 뜻의 쓰나미로 유명하다. 일본 드라마 '모토카레'(옛애인)에 쓰인 노래다. 얼마전 우리 나라에서 V.one(강현수)이 리메이크한 '그런가봐요'의 원곡. 1996년 일본 출장을 갔다가 PC통신 천리안 때문에 알게된 친구를 도쿄에서 만났다. 당시 그는 일본에서 대학을 나와 현지에서 유명한 광고기획사 PD로 몇 년째 일하고 있었다. 고국에서 찾아온 친구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갠 그는 마침 도쿄에 머물던 지인을 시부야 한복판으로 불러냈다. 불쑥 나타난 지인은 뜻밖에도 '그것은 인생'을 부른 가수 최혜영이었다. 나도 놀랐지만 내 직업이 기자라는 것을 알게 된 최혜영은 더 놀랐다. 그렇지만 낯선 땅에서 만난 동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