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란 킬램 감독의 '킬링 군터'(Killing Gunther, 2017년)는 포스터로 낚시질을 하는 영화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변으로 잔뜩 총을 든 사람들이 서 있는 표지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하면 영락없이 낭패를 볼 수 있다. 내용은 세계 최고의 킬러인 군터를 죽이고 세계 정상급 킬러가 되려는 살인자들의 경쟁을 다룬 영화다. 군터가 워낙 뛰어나다보니 다른 킬러들이 연합해 그를 공격하는 이야기다. 구성은 그럴듯하지만 내용을 보면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우선 구성 자체가 1인칭 시점이다. 킬러들이 자신들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촬영자를 고용했다는 설정인데, 그렇다 보니 영화가 다큐멘터리처럼 한 방향에서만 진행된다. 사건 현장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마치 1인칭 사격게임을 하듯 킬러들의 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