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반, LP를 한창 듣던 고교 시절,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듣고 홀딱 반한 음반이 있었다. 바로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이었다. 당시 이 음반은 국내에서 정식으로 구할 수 없었다. 저항적인 가사 내용 때문에 금지음반이어서 세운상가나 황학동 도깨비시장에서 백판을 사서 들어야 했다. 음질도 좋지 않고 더러 튀기도 해서 다음 곡으로 넘어가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던 백판이었지만 아주 열심히 들었다. 그만큼 핑크 플로이드의 곡은 너무나도 대단했다. 이 음반을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 바로 알란 파커 감독의 '핑크 플로이드의 벽'(Pink Floyd: The Wall, 1982년)이다. 영화도 음반과 다르지 않았다. 영화는 개성을 말살하는 획일화된 교육과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권위적인 정부에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