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2

버드맨

올해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각본, 촬영상 등 4개 부문을 몰아서 받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Birdman, 2014년)은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만한 영화다. 주인공이 겪는 내적 갈등과 혼란을 쉽게 공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배우 리건은 스파이더맨이나 슈퍼맨처럼 원작 만화를 토대로 만든 블록버스터 '버드맨'으로 한때 잘나갔던 할리우드 배우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 더 이상 버드맨으로 설 수 없게 된 그는 브로드웨이 연극 무대에서 배우로서 제 2의 인생에 도전한다. 리건은 진정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고 싶어하지만 여전히 그에게는 버드맨의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감독은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영상으로 주인공의 고뇌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문제는 그의 고뇌가 ..

영화 2015.03.11

바벨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만든 '바벨'(Babel, 2006년)은 성경의 창세기의 바벨탑 전설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모로코 아이들이 장난삼아 쏜 총 때문에 4군데의 각기 다른 지역의 가정이 흔들리는 과정을 다뤘다. 이 작품에서 바벨탑 역할을 한 것은 총이다. 일본인 관광객이 모로코에서 사냥을 하고 선물로 준 총 한자루는 네 군데 가정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바벨탑이 돼버렸다. 감독은 미국, 모로코, 일본, 멕시코를 오가는 현지 로케이션으로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의 충돌이 가져오는 적나라한 모습을 설득력있게 담아냈다. 그러나 영화의 진정한 주제는 의사소통의 문제를 다룬 바벨리즘이 아니다. 이냐리투 감독의 말마따나 "네 가지의 서로 다른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를 통해 본원적인 가족애를 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