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암살 7

엔젤 해즈 폴른(블루레이)

릭 로먼 워 감독의 '엔젤 해즈 폴른'(Angel Has Fallen, 2019년)은 '백악관 최후의 날', '런던 해즈 폴른' 등 소위 '폴른' 시리즈의 뒤를 잇는 세 번째 작품이다. 세 작품 가운데 완성도가 가장 높고 긴장감 넘친다. 내용은 미국 대통령 트럼블(모건 프리먼)의 암살 누명을 뒤집어쓰게 된 대통령 경호원 마이크 배닝(제라드 버틀러)이 진범을 추격해 음모를 분쇄하는 이야기다. 전체적인 구성은 미국 ABC TV 시리즈였고 나중에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이 영화로 만든 '도망자'와 흡사하다.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의사(해리슨 포드)가 도망 다니면서 진범을 찾아내는 도망자는 긴장감이 일품이었다. 전문 지식을 갖춘 주인공이 탈출과 범인 추적에 이를 활용하는 구성이나 집요한 추격을 아슬아슬하게 ..

히트맨 에이전트47(블루레이)

'히트맨' 시리즈도 '어쌔신 크리드'나 '툼 레이더'처럼 게임에 기반을 둔 영화들이다. 어쌔신 크리드와 마찬가지로 암살자를 다룬 영화인데, 어쌔신 크리드가 타고난 능력을 개발한 과거 역사 속 암살자를 다뤘다면 이 작품은 유전자 조작으로 뛰어난 능력을 개발한 현대 및 미래의 암살자를 소재로 삼았다. 알렉산더 바흐 감독의 '히트맨 에이전트 47'(Hitman: Agent 47, 2015년)은 히트맨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악당들에게 쫓기는 여성을 보호하는 암살자 에이전트 47이 여인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면서 악당들을 처치하는 내용이다. 어차피 이 작품은 이야기보다는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즉 이야기의 개연성보다 슈퍼 히어로물처럼 캐릭터의 초인적인 활약상을 얼마나 근사하게 보여주느냐로 승부를 걸었..

새벽의 7인

체코의 프라하에 갈 때마다 성 키릴 메소디우스 성당을 보고 싶었으나 기회가 닿지 않았다. 유명한 춤추는 건물에서 좌회전해서 100미터 가량 쭉 올라가면 된다고 하던데, 춤추는 건물까지 가보고도 그곳을 찾지 못했다. 어쩌면 지나치며 봤는데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성 키릴 메소디우스 성당은 이름처럼 성인의 반열에 든 키릴과 메소디우스 형제를 기리는 곳이다. 성 키릴 메소디우스 성당의 추억 이 두 사람은 동유럽 역사 뿐 아니라 세계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들이다. 9세기 모라비아 등 동유럽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파견된 두 사람은 대부분 문맹인 현지 사람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 문자를 만들었다. 그 문자가 바로 창시자 이름을 딴 키릴 문자다. 이들은 이를 이용해 슬라브 ..

암살 (블루레이)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의 친일파 암살 작전을 다룬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2015년)은 어려서 봤던 만화 '첩보원 36호'를 떠오르게 한다. 초등학교 시절인 1970년대 유명했던 어린이 잡지 '어깨동무'에 연재됐던 이 만화는 백산(본명 최일부)의 작품으로 일본 강점기 시절 임시정부의 첩보공작조 활약을 다뤘다. 영화는 임시정부의 김구 주석이 의열단을 이끈 약산 김원봉과 손잡고 암살조를 조선 경성에 파견해 친일파 거부와 조선주둔 일본군 사령관을 암살하는 내용이다. 물론 영화는 허구이지만 이 과정에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와 시대상을 적당히 섞었다. 김구, 김원봉 등 실존 인물과 사실들이 그대로 나오기도 하고, 암살조로 나온 여성 암살자(전지현)는 조선총독 사이토와 주 만주국 일본대사 무토 암살을 기도했..

암살

국민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에 유명한 어린이 잡지가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고 육영수가 1967년 창간한 '어깨동무'다. 20년 뒤인 1987년 종간됐는데, 당시 '소년중앙'과 더불어 꽤나 유명했던 어린이 잡지였다. 이 잡지에 연재된 만화 중에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첩보원 36호'다. 1960년대 스포츠 만화로 유명했던 백산(본명 최일부)이 그린 이 만화는 일본 강점기 시절 임시정부의 첩보공작조 활약을 다뤘다. 세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백산이 선 굵은 필체로 그려낸 거친 사나이들의 활약이 어찌나 강렬했던 지 지금도 제목을 잊지 못한다. 이 작품은 원래 이이녕의 대하장편소설이 원작인데 소설보다 만화가 더 기억에 남는다. 2010년에 만화가 재간된 적이 있고 5권의 원작소설도 이후..

영화 2015.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