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애드리안 라인 3

플래시댄스(블루레이)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플래시댄스'(Flashdance, 1983년)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댄스영화다. 이 작품은 춤과 음악, 영상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평론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뮤직비디오에 익숙한 1980년대 MTV 세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실 내용은 별 게 없다. 생계를 위해 철공소에서 용접 일을 하는 가난한 여성이 밤에는 클럽에서 춤을 추며 무용수의 꿈을 키워가는 이야기다. 어려움을 딛고 꿈을 이룬다는 전형적인 '록키'식 아메리칸 드림을 다루고 있다. 단순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인기를 끈 것은 음악과 영상, 배우의 힘이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제니퍼 빌스는 기존 유명 배우들과 다른 풋풋한 매력을 풍기며 인기를 독차지했다. 지적으로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뇌쇄적인 매력을 ..

나인 하프 위크 (블루레이)

인터넷이 없던 1980년대와 90년대 초반, 잘만 킹 감독의 작품들은 금기시된 것들을 알려주는 교과서였다. 당시 비디오대여점에 꽂힌 '레드슈 다이어리' '투 문 정션' '와일드 오키드' 같은 그의 작품들은 피 끓는 청춘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였다. 그만큼 1980, 90년대 청춘들에게 잘만 킹은 음지의 스승인 셈이다. 원래 잘만 킹은 배우였다. 그러나 배우로서 별반 재미를 보지 못하자 잘만 킹은 소질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제작 쪽으로 돌아섰다. 그 첫 작품이 그가 제작한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나인 하프 위크'(9 1/2 Weeks, 1986년)다. 원래 잘만 킹이 감독하려 했으나 초보인 그에게 작품을 선뜻 맡기는 사람이 없어, 당시 '플래시댄스'로 주가를 올린 애드리안 라인을 감독으로 끌어 들였..

로리타(애드리안 라인판)

고교시절 모음사에서 나온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의 소설 '로리타'를 읽은 것은 우연이었다. 당시 모음사에서 나온 프레드릭 포사이드 소설에 빠져있을 때여서 시리즈를 몽땅 구입했더니 같은 출판사에서 '로리타'를 사은품으로 보내줬다. 그때는 나보코프와 로리타 콤플렉스도 모르던 시절이어서 아무 생각 없이 읽었다. 하지만 두툼한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너무 지루해 괜히 읽었다는 후회가 들었다. 나보코프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세밀한 상황 묘사를 따라갈 만큼 이해의 폭이 깊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소설의 위대함을 깨달은 것은 영화를 보고 나서였다. '플래시 댄스' '나인 하프 위크'로 유명한 애드리안 라인(Adrian Lyne) 감독이 1997년 만든 '로리타'(Lolita)는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