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야누크 예메 2

남과 여

클로드 를루슈(Claude Lelouch) 감독의 '남과 여'(A Man And A Woman, 1966년)는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아름다운 사랑의 서정시 같은 영화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프랑스 해안가 풍경 위로 안타까운 연인의 사랑 이야기와 프란시스 레이의 감미로운 음악이 바람이 돼서 흐른다. 내용은 미망인이 된 여인과 홀아비인 남자(장 루이 트랜티냥 Jean-Louis Trintignant)이 주말에 각각 자식의 기숙학교를 방문했다가 눈이 맞아 사랑을 느끼는 내용이다. 어찌 보면 '비포 선라이즈' 풍 영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절제된 대사와 뮤지컬처럼 등장인물의 심정을 노래로 표현한 점, 컬러와 흑백을 오가는 독특한 영상으로 당시 화제가 됐다. 덕분에 그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외국..

달콤한 인생

이탈리아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감독의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1960년)은 참으로 역설적 제목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 마르첼로의 모습을 통해 과연 산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신문기자 마르첼로(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Marcello Mastroianni)의 눈에 비친 1960년대 로마는 화려한 외관 속에 안으로 혼돈과 정체성의 상실을 감추고 있는 부조리한 사회다. 그 속에서 마르첼로는 상류 사회의 향락에 젖어들지만 친구의 자살과 애인의 자살 시도 등을 겪으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갈등하게 된다. 배우들의 상상력을 잠식한다는 이유로 대본을 주지 않기로 유명했던 펠리니 감독답게 이 작품 역시 이야기 흐름이 편안하거나 친절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