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나 김기덕 감독은 다른 감독의 작품들보다 그들의 전작들과 종종 비교되는 감독들이다. 그만큼 다른 감독들과 비교하기 힘든 독특한 색깔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왕가위의 최근작 '2046'(2004년)도 마찬가지다. 엇갈린 사랑의 운명을 얘기하는 이 작품은 흔히 '화양연화'의 후속편으로 알려졌다. 정작 왕감독은 "화양연화의 에피소드를 포함하고 있을 뿐 후속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화면 곳곳에 '화양연화' 분위기가 강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장고 끝에 악수둔다고, 5년 동안 홍콩, 중국, 태국, 마카오 등을 돌며 만든 이 작품은 산만한 구성 탓에 '화양연화'만큼 안타까운 사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국내의 경우 2004년 10월에 2주동안 개봉했으나 관객 동원 14만6,000명에 그쳤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