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에릭 로버츠 2

인히어런트 바이스(블루레이)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대부분 난해하다는 평을 받는다. '펀치 드렁크 러브' '부기 나이트' '매그놀리아' '데어 윌 비 블러드' 등 그가 만든 일련의 작품들을 보면 인물의 내면에 천착한다. 그 사람이 왜 저런 행동을 했으며 왜 저렇게 변했을까라는 드러나지 않는 면을 강조하다보니 이야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범상치 않은 사람들의 특별한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관심을 끌지만 대부분 흥행에서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인히어런트 바이스'(Inherent Vice, 2014년)도 마찬가지. 이 작품은 미국에서 극장 개봉했지만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국내에서는 아예 극장 상영을 해보지도 못하고 바로 부가판권 시장인 인터넷TV로 직행했다. 내용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미국 사립탐정 ..

케이블가이 (블루레이)

워낙 땅이 넓은 미국은 유선방송이나 위성방송이 아니면 TV 시청이 힘들다. 공시청 시설이나 가내 안테나로 TV 수신이 잘 안되기 때문. 그만큼 미국에서 이사를 가면 가장 먼저 케이블TV 회사 또는 디렉TV 같은 위성방송 업체에 연락을 한다. 배우 겸 감독인 벤 스틸러의 '케이블가이'(The Cable Guy, 1996년)는 이런 미국인들의 세태를 꼬집은 영화다. 외로움에 굶주린 유선방송 설치기사가 고객을 스토킹하면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공포스런 이야기다. 주인공인 유선 설치기사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짐 캐리가 맡았다. 그는 당시 2,0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출연료를 받아 화제가 됐다. 그가 맡은 주인공은 어린시절 부모의 외출로 항상 집에 혼자 남아 TV만 보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