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에밀 허쉬 2

론 서바이버(블루레이)

피터 버그 감독의 '론 서바이버'(Lone Survivor, 2013년)는 액션영화라기 보다 '127시간' 같은 재난 영화에 가깝다. 혼자 협곡에 갇혀 사투를 벌인 '127시간'의 청년처럼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적지에 홀로 고립돼 쫓기는 짐승처럼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다. 그 과정이 참으로 처절하다. 높은 바위투성이 절벽에서 주인공이 살기 위해 맨 몸으로 내리 뛰고 구르는 과정이 어찌나 실감나게 묘사했는 지, 고통이 느껴지는 것처럼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미군의 실패한 작전을 그렸다. 2005년 6월, 미 해병대원들을 죽인 탈레반 부사령관을 잡기 위해 미국은 '레드 윙'이란 작전명 아래 정예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대원들을 아프가니스탄 북부에 침투시킨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

스피드 레이서 (블루레이)

1970년대 흑백TV 시절, 저녁 6시면 애국가가 끝나고 어린이 시간대에 '달려라 번개호'가 방영됐다. 자동차에서 톱날이 튀어나오고, 본네트가 열리며 제비가 발사되고 잠수함처럼 물 속을 달리던 번개호는 당시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였다. '세계를 주름잡는 용감한 번개호...'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주제가가 지금도 기억날 정도. 그때의 소중했던 기억이 있기에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달려라 번개호'를 토대로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 2008년)를 만든다고 했을 때 나름대로 궁금함과 기대가 컸다. 그러나 적어도 이 작품 만큼은 워쇼스키 형제가 '매트릭스'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잊는게 좋다. 일본의 인기 TV만화 시리즈를 토대로 한 만큼 영화는 TV 애니메이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만화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