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에반젤린 릴리 2

앤트맨 (블루레이)

마블코믹스에서 만든 슈퍼 히어로물 '앤트맨'(Ant-Man, 2015년)은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제목처럼 개미만큼 작아지는 능력을 지녔다. 이를 통해 영화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미지의 존재가 지닌 가공할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대부분의 공포물이 그렇듯, 공포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운 마음에서 비롯된다. 영화 속 악당들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 마치 투명인간 같은 주인공에게 극한의 공포를 느낀다. 재미있는 것은 앤트맨의 시각에서 바라 본 세상이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 물건들이 그의 시각에서는 놀라운 존재로 다시 보인다.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물은 그야말로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장난감 기차는 거대한 괴물이 돼 달려든다. 여기서 영화는 역설적 존재들이 빚..

리얼스틸 (블루레이)

로봇이 나온다고 해서 트랜스포머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숀 레비 감독의 '리얼스틸'(Real Steel, 2011년)은 로봇을 매개로 한 따뜻한 가족영화다. 고아처럼 혼자 살아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죽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들이 가족의 정을 회복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매개체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격투용 로봇이다. 가까운 근 미래, 사람들은 과격한 스포츠를 위해 격투용 로봇을 만든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잘려나가거나 머리가 뽑혀도 심적인 고통을 덜 받기 위해서다. 로봇을 통해 과격한 액션은 액션대로 살리고 따뜻한 가족애도 부각시키겠다는 1석2조의 발상이다. 그런데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거칠게 충돌하는 무쇠 덩어리들의 이면에서 서서히 관계를 회복해 가는 아버지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