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에이미 아담스 3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4K 블루레이)

배트맨과 슈퍼맨의 싸움은 바다거북이와 조오련의 대결만큼이나 슈퍼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얘깃거리였다. 초등학교 때인 1970년대 국내에 처음 영화 개봉을 통해 존재를 알린 슈퍼맨은 어린이들에게 그동안 TV에서 본 만화영화와 차원이 다른 우상이었다. 그 뒤로 여러 초영웅들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은 각자의 우상을 내세워 서로 싸우면 누가 이길지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근거도 없는 말싸움을 벌였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년)은 철없는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내놓은 듯한 영화다. 내용은 슈퍼맨(헨리 카빌)과 배트맨(벤 애플렉)이 한 공간에 등장하면서 서로 맞붙게 되는 설정이다. 마치 한 집안에 가..

그녀 (블루레이)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는 독특하다. '존 말코비치 되기'처럼 특정인의 머리 속을 들어가 보거나, 괴물들과 소년의 우정을 다룬 '괴물들이 사는 나라' 등 그는 항상 독특한 소재를 다뤘다. 그가 만든 '그녀'(Her, 2013년)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에게 손글씨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하는 주인공 테오(호아킨 피닉스)가 컴퓨터 운용체제(OS)인 사만다와 사귀는 이야기다. 사만다는 단순 OS를 떠나 애플의 '시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티나'처럼 이용자와 음성으로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전해 준다. 그런데 시리와 코티나가 정보 전달에 치중한 반면 사만다는 한 술 더 떠서 사람의 감성까지 헤아린다. 그래서 때로는 피곤에 지쳐 시무룩한 테오를 위로하기도 하고 인생상담도 해주며 그와 감정적인 교류를 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2

벤 스틸러의 '박물관이 살아있다2'(Night at the Museum2, 2009년)는 할리우드 특유의 허황된 농담을 질질 늘린 그렇고 그런 코미디물이다. 전작처럼 신비의 힘을 지닌 황금판의 영향으로 박물관의 박제와 밀랍인형들이 살아나며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전편처럼 숀 레비가 감독한 이 작품은 무대를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옮겨 나폴레옹, 알 카포네, 폭군 이반, 링컨 대통령 등 역사속 인물들을 대거 동원해 규모를 키운 점이 특징. 전작의 주인공 벤 스틸러를 비롯해 테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을 연기한 로빈 윌리엄스, 오웬 윌슨, 에어미 아담스 등 낯익은 얼굴들이 다수 등장한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다는 속담처럼, 이 영화는 규모가 크고 유명 배우들이 나온다고 볼 만한 작품이 될 수 없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