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엘가 2

환타지아 2000 SE (블루레이)

초현실주의 화가로 유명한 스페인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는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전쟁을 피해 미국 캘리포니아로 옮겨 갔다. 그곳에서 그는 월트 디즈니를 만났다. 거장은 거장을 알아보는 법, 두 사람은 스타일이 너무 달랐지만 친구가 됐다. 그리고 디즈니는 작품을 함께 해보자고 제안을 했다. 1940년에 클래식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환타지아'를 만든 디즈니는 그 후속작을 달리와 하고 싶었다. 달리는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했고, 멕시코의 포크송 '데스티노'를 메인 테마로 골랐다. 가족들을 위해 곱고 예쁜 그림만 그린 디즈니와 프로이드의 영향으로 악몽을 캔버스에 옮겨 기괴한 그림을 그린 달리는 그렇게 1946년에 '데스티노'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전후 재정 압박을..

옥희의 영화

영화 시사회장에서 사회자가 감독에게 영화의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감독 왈, ""주제의식을 갖고 영화를 보지마라. 우연히 사람을 만나 벌어지는 일 같은 영화다. 그만큼 다양한 면을 담았다. 마치 깔때기로 모아놓은 것 같은 (주제의식을 집약한) 영화를 싫어한다." 이번에는 객석에서 질문을 던졌다. 유부남인 감독이 과거에 어떤 여자를 사귀고 버리지 않았냐는 질문이다. 감독은 난감한 표정이다.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2010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이다. 아마 홍 감독은 집요하게 영화를 해부하려는 평론가나 기자들에게 불편함을 느낀 듯 싶다. 홍 감독은 그냥 보면 되지, 굳이 무슨 의미 부여가 필요하냐는 뜻을 작품 속에서 감독을 연기한 이선균의 대사를 빌려서 전한다. 감독의 생각도 이해가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