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완득이 2

완득이 (블루레이)

이한 감독의 '완득이'(2011년)는 배우의 캐스팅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제대로 보여준 영화다. 깊은 속내를 거친 말투로 표현하는 선생 동주를 연기한 김윤석이나 다문화가정의 아이 완득이를 맡은 유아인이 아니었으면 이 영화가 제대로 살았을까 싶다. 그만큼 두 사람의 연기는 실제 생활을 보는 것 처럼 자연스러웠다. 그 덕분에 원작에서 비중이 많지 않은 동주는 영화 속 비중이 대폭 늘어났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가난과 장애, 다문화가정이면서도 결손가정인 집안에서 자란 18세 고교생의 이야기를 다뤘다. 마치 우리 시대의 질곡을 모아놓은 축소판 같은 설정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부담없이 긴 호흡으로 따라갈 수 있었던 것은 원작과 영화가 권투선수의 잽처럼 가벼운 스..

완득이

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말썽꾸러기 불량학생과 이를 계도하는 선생의 이야기는 1970년대 학창물이래 쭉 이어져온 레파토리다.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주제를 달리 하려면 갖가지 에피소드와 캐릭터를 잘 살려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한 감독의 '완득이'는 성공적이다. 김려령 작가가 쓴 원작 소설의 힘이 크겠지만, 글에서 보여줄 수 없는 역동적인 모습들은 이한 감독이 잘 살렸다. 예를 들어 주인공 완득이를 연기한 유아인의 킥복싱 장면이나 시종일관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옆집 아저씨, 빠르고 거친 말투 속에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담아 메시지를 전하는 김윤석이 연기한 담임교사 동주 등의 모습이 그렇다. 영화는 시종일관 잔잔하다. 일부러 극적인 이야기를 끼워 넣지도, 눈물샘을 자극하거나 멋있는 액션을 삽입하지도 않았다..

영화 201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