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 감독의 '완득이'(2011년)는 배우의 캐스팅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제대로 보여준 영화다. 깊은 속내를 거친 말투로 표현하는 선생 동주를 연기한 김윤석이나 다문화가정의 아이 완득이를 맡은 유아인이 아니었으면 이 영화가 제대로 살았을까 싶다. 그만큼 두 사람의 연기는 실제 생활을 보는 것 처럼 자연스러웠다. 그 덕분에 원작에서 비중이 많지 않은 동주는 영화 속 비중이 대폭 늘어났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가난과 장애, 다문화가정이면서도 결손가정인 집안에서 자란 18세 고교생의 이야기를 다뤘다. 마치 우리 시대의 질곡을 모아놓은 축소판 같은 설정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부담없이 긴 호흡으로 따라갈 수 있었던 것은 원작과 영화가 권투선수의 잽처럼 가벼운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