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982년에 영화 '친구'처럼 까만 교복을 입었다. 그 해는 일제의 잔재물이라고 꼽히던 검정 교복을 학생들이 마지막 입은 해였다. 일본 순사처럼 목에 후크를 채우고, 금장 쇠단추를 줄줄이 단 검정 교복은 학생복이라기보다 군복의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머리를 스님처럼 '빡빡' 깎고 다녔다. 그러다가 변화가 일었다. 82년, 교복 자유화에 앞서 두발 자유화를 1년 먼저 실시한 것이다. 중학교 마지막 학년이었던 그 해, 학생들은 검정 교복에 길게 머리를 기르고 다녔다. 멀리서 보면 검정 교복에 길게 기른 머리가 영락없는 양아치였다. 그 해에는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해방의 느낌을 선사했다. 학생들에게는 두발 자유화를, 그리고 국민들에게는 야간 통행을 허가했다. 야간 통행? 무슨 소리냐고? 그 시대를 살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