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우에노 주리 2

스윙걸즈 (블루레이)

수중발레를 하는 엉뚱한 남자 고교생들의 이야기인 '워터 보이즈'로 웃음을 터뜨렸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스윙걸즈'(Swing Girls, 2004년)에서는 재즈 밴드를 결성한 여고생들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남학생이 한 명 끼어 있긴 하지만, 주축은 어디까지나 여고생들이다. 보충수업을 받기 싫어 핑계 김에 우연히 빅밴드를 결성한 여고생들이 밴드의 매력에 제대로 빠져 본격적인 재즈 밴드로 나서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실제로 배우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열성 끝에 출연자들이 직접 재즈를 연주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따라서 최상급 연주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만큼은 진솔하게 다가 온다. 여기에 감독은 고교생 특유의 발랄한 유머를 곁들여 '워터 보이즈'처럼 유쾌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유지태)는 변심한 애인에게 묻는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세월이 흐르면 사람이 달라지는 만큼 사랑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상우는 몰랐다. 더 할 수 없이 순진한 사랑은 그렇게 현실이란 칼날에 상처를 입고 성숙해갔다. 이누도 잇신 감독이 만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년)의 주인공들은 그런 점에서 참으로 영악한 사랑을 한다. 상우보다 어린 그들은 변해가는 현실에 달라지는 사랑을 묵묵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점에서 오히려 상우보다 어른스런 사랑을 한다. 이 작품은 철부지 대학생이 몸이 불편한 장애 여성을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담담히 그렸다. 이누도 잇신 감독은 원작인 타나베 세이코의 아주 짧은 단편소설에 강하지 않은 갖가지 양념들을 곁들여 기다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