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위노나 라이더 8

브람스토커의 드라큐라(4K)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감독의 '브람 스토커의 드라큐라'(Bram Stocker's Dracula, 1992년)는 기존 흡혈귀 영화들과 다르다. 단순히 공포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원작에 없는 로맨스를 곁들여 더 할 수 없이 아름답고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로 바꿔 놓았다. 내용은 영국에 집을 구하려는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게리 올드만 Gary Oldman) 백작에게 계약차 방문한 변호사 조나단(키아누 리브스 Keanu Reeves)이 겪는 이야기다. 조나단이 백작의 성에 구금된 동안 드라큘라는 몰래 런던에 도착해 조나단의 약혼녀 미나(위노나 라이더 Winona Ryder)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린다. 조나단과 친구들은 드라큘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

가위손(블루레이)

팀 버튼(Tim Burton) 감독은 면도날을 든 이발사로 두 편의 극단적인 이야기를 만들었다. 한 편은 어두운 영국을 배경으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잔혹 뮤지컬 '스위니 토드'이고, 한 편은 이루어질 수 없는 순애보를 그린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가위손'(Edward Scissorhands, 1990년)이다. 내용은 양손에 가위 날이 잔뜩 달린 사람을 닮은 로봇인 '가위손' 에드워드(조니 뎁 Johnny Depp)가 그림처럼 예쁜 마을에서 사람들과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가위손은 사람들과 살며 마을의 정원수는 물론이고 강아지와 사람의 미용까지 절묘한 솜씨로 깜짝 놀랄 만큼 아름답게 바꿔 놓는다. 사람들은 그런 가위손의 신묘한 솜씨를 찬양하지만 어느 순간 가위손이 유괴범의 누..

스타트렉 더 비기닝(블루레이)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 주한미군방송(AFKN)이 있었을 때 가끔 '스타트렉' TV 시리즈를 틀어준 기억이 난다. 미국 NBC TV에서 1966년부터 1968년까지 방송된 오리지널 TV시리즈는 국내에서도 흑백 TV 시절 '우주탐험대'라는 이름으로 방영했지만 미국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다. 비슷한 우주 공상과학물(SF) 중 '스타워즈'는 상대적으로 인기였는데 스타트렉이 그렇지 못한 것은 작품의 특성 때문이다. 스타워즈는 제목 그대로 우주 세력 간의 치열한 전쟁을 다룬 액션물인 반면 스타트렉은 광대한 우주 탐험에 초점을 맞췄다. 스타트렉은 과학자 휴 에버레트가 제안한 평행 우주 이론을 작품 속에 도입했다. 다중우주론으로도 불리는 평행우주론은 평행선처럼 여러 개의 우주가 존재하며 각각의 우주가 서로 영향을 미치지..

스캐너 다클리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스캐너 다클리'(A Scanner Darkly, 2006년)는 로토스코핑 애니메이션이다. 즉, 실사로 촬영한 영상 위에 애니메이터들이 그림을 덧입히는 방법으로 제작됐다. 그만큼 움직임이 실사 영화처럼 자연스러운 점이 장점이지만, 실사 영화를 찍어서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을 거쳐야 하므로 두 번의 손이 가는 만큼 오래 걸린다. 감독의 전작인 '웨이킹 라이프'가 같은 방법으로 제작됐는데, 그때 재미있게 봐서 이 작품도 보게 됐다. 원작은 유명한 SF소설가인 필립 K 딕의 동명소설. 근 미래의 사회에서 사람의 두뇌를 파괴하는 마약을 쫓는 수사관과 마약 중독자들의 이야기다. 마약 중독 상태에서 환각을 보는 상황을 아주 실감 나게 묘사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원작자인 필..

블랙스완 (블루레이)

요즘 빅뱅의 '몬스터'라는 노래를 꽤 좋아하는데, 이 노래를 듣다보면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블랙스완(Black Swan, 2010년)이 생각난다. 완벽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의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환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인데, 결국 주인공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처참하게 무너지며 괴물이 되고 만다. 그래서 그런지, 빅뱅의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이 영화하고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백조의 호수'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백조와 흑조를 한 명의 발레리나가 연기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이 되어야 하는 설정은 그대로 주인공의 자아분열로 이어진다. 이를 감독은 긴장감있는 영상과 공포스런 설정으로 절묘하게 묘사했다. 영화를 보다보면 주인공의 스트레스가 그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