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윌 스미스 11

스파이 지니어스(4K 블루레이)

닉 브루노와 트로이 콴 감독이 공동 감독한 '스파이 지니어스'(Spies in Disguise, 2019년)는 제목 그대로 스파이 액션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내용을 보면 애니메이션 아니라면 만들 수 없는 작품이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미국 정보기관의 스파이들 명단을 훔쳐간 악당을 막기 위해 애쓰는 스파이 랜스(윌 스미스)의 이야기다. 명단을 가져가 미국의 스파이들을 모두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는 악당은 과거에 랜스에게 혹독하게 당했던 구원(舊怨)이 있다. 랜스는 007과 제이슨 본을 능가하는 실력을 지닌 슈퍼맨급 스파이다. 혼자서 수십 명 악당을 때려눕히는 것은 일도 아닌 영웅인데 공교롭게 얼굴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악당 때문에 명단 유출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거꾸로 몸 담았던 정보기관에게 쫓기게 된다. ..

나쁜 녀석들2 (4K 블루레이)

두 명의 건들거리는 형사 콤비가 등장해 요란한 액션을 선사하는 '나쁜 녀석들 2'(Bad Boys 2, 2003년)는 전편보다 액션의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동원된 무기나 병력을 보면 거의 전쟁영화 수준이다. 언제나 물량 공세로 승부를 보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작품답게 이번 작품 역시 액션 장면 하나 만큼은 화려하다. 수십 대의 자동차를 깡통처럼 길바닦에 굴리며 자동차 추격 장면을 찍는 것으로도 부족해 쿠바 군대까지 동원해 일대 살상극을 벌인다. 도대체 두 주인공이 일하는 마이애미 경찰서가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 모르겠지만 액션 장면만 놓고 보면 두 명의 형사는 마약단속반이 아닌 람보같은 특수부대원같다. 전세계 극장 개봉 성적은 전편을 뛰어넘었지만 평가는 혹평 일색이었다. 대부분의..

나쁜 녀석들 (4K 블루레이)

'나쁜 녀석들'(Bad Boys, 1995년)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진주만' '더 록' 등 흥행작을 만든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계 데뷔작이다. 지금은 유명 오락영화 감독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마이클 베이는 광고계에서나 알아주는 CF 감독이었다. 그는 이 작품의 성공으로 여러 대작 영화를 만들며 줄줄이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잘 꿴 셈이다. 내용은 마약 단속에 나선 형사들이 겪는 모험담이다. 그만큼 지나칠 정도로 총을 쏴대며 때려 부수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형사물이다. 하지만 영화는 흥행 성과에 비해 잘 만든 작품은 아니다. 호흡이 짧은 광고를 만들다가 장편을 만들려니 부담스러웠는 지 모르겠으나 전체적인 구성이 얼개가 느슨해 매끄럽지 못하고 산만하다. 특히 첫 작품이라 그런지 독..

나는 전설이다 (4K 블루레이)

익숙한 일상이 낯설게 느껴지는 생경함 또한 또 다른 공포다. 프랭클린 샤프너 감독의 '혹성탈출'에서 본 바닷가 모래밭에 파묻힌 자유의 여신상의 익숙하지 않은 모습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은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2007년)에서 그때의 생경한 공포를 다시 재현하고 있다. 잡초가 웃자란 뉴욕 5번가, 인적 없는 괴괴한 도시를 사슴떼가 질주하고 어디선가 튀어나온 사자가 사슴을 사냥한다. 지금의 모습과 너무 다른 뉴욕의 을씨년스럽고 괴괴한 풍경은 그 어떤 공포 소설 못지않은 섬뜩함으로 다가온다. 거기에 내재된 또 다른 공포는 바로 보이지 않는 적이다. 어둠 속에 숨어 밤이 오기를 기다리는 좀비가 된 인간들도 두려운 존재지만 정작 무서운 것은 좀비를 만드는 미세한 바이러스..

수어사이드 스쿼드(블루레이)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수어사이드 스쿼드'(Suicide Squad, 2016년)는 슈퍼영웅들에 맞서다가 체포된 악당들이 모여서 팀을 이뤄 더 나쁜 악당을 혼내주는 이야기다. 상대는 오랜 세월 숨죽이고 있던 악마. 그만큼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어찌보면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이고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위험한 일이어서 이들에게 붙은 이름도 '자살 특공대'다. 이쯤되면 슈퍼맨 배트맨 등 영웅들은 어디가고 이들이 나섰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돈벌이를 위해 DC코믹스의 원작만화를 영화로 옮긴 것이니 너무 따질 필요는 없다. 세상에 슈퍼 영웅이 하나가 아니듯 악당들도 더러 팀을 이뤄 좋은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다. 이런 류의 악당 연합은 처음이 아니다. 마블쪽에서는 캡틴 아메리카에 맞서서 악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