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윤계상 3

범죄도시: 블루레이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2017년)는 날 것 그대로의 화끈한 액션으로 승부를 거는 범죄 영화다.가리봉동의 상인들을 위협하는 악랄한 중국의 조선족 범죄조직을 금천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이 일망타진하는 얘기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실화다.가리봉동의 차이나타운에서 2004년 5월 발생한 왕건이파 사건과 2007년 4월 흑사파 사건을 섞어서 영화로 만들었다. 왕건이파 사건은 연변 출신의 조선족들이 조직을 만들어 범죄를 벌이다가 14명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당시 이들은 두목인 왕건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흑사파 사건은 연변 출신의 밀입국자와 불법 체류자들이 폭력 조직을 만들어 가리봉동을 장악했던 흑룡강파를 제압하고 상인들을 위협하다가 32명이 구속 또는 불구속됐다.문제는 이렇게 체포된 폭력배들이 강..

풍산개

전재홍 감독의 '풍산개'는 김기덕 사단이 만든 영화여서 관심을 끌었다. 말 그대로 제작, 각본을 김기덕 감독이 맡고 연출은 유명한 김흥수 화백의 외손자인 전재홍이 담당했다. 영화는 아니나다를까, 김기덕의 색깔이 짙다. 우선 소재부터 독특하다. 남과 북을 새처럼 자유롭게 오가며 돈받고 심부름을 해주고, 사람도 빼오는 특이한 인물이 주인공이다. 과거 '악어' '야생동물보호구역'처럼 일상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인간군상에 집착하는 김기덕의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된 영화다. 다만 김기덕 특유의 잔혹 영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의 영화를 여성들이 불편해 한다는 점 때문에 의도적으로 수위를 낮춘 것도 있지만, 상황보다는 캐릭터 내면에 집착하는 전재홍의 색깔이 많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소재가 독특하다보니 이야기를 끝까지..

발레교습소

변영주 감독의 청춘 영화 '발레교습소'(2004년)는 여러 가지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낮은 목소리'와 '밀애' 등 무거운 작품을 만든 변감독이 고3생들의 진로 고민과 사랑을 다룬 청춘물을 만든 것이 새로운 발견이고, 낯익은 얼굴들의 색다른 변신을 볼 수 있는 것이 또다른 발견이다. 특히 윤계상, 온주완, 김민정 등 청춘스타들은 발견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열연했다. 윤계상은 한 번도 연기를 해보지 않은 가수여서 많은 사람들이 주연을 맡는 것을 우려했으나 고3생 민재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민재 친구이자 춤에 미친 창섭 역을 맡은 온주완도 눈에 띈다. 첫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반항끼 가득한 창섭 역을 제대로 소화했다. 아울러 김민정의 변신도 돋보였다. 긴 생머리에 인형처럼 고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