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라디오를 소재로 어쩜 이렇게 극 과 극에 놓인 작품을 만들었을까. 권칠인 감독의 '원더풀 라디오'(2012년)를 보면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스타'가 떠오른다. '원더풀 라디오'는 왕년 인기 걸그룹 멤버였으나 지금은 한 물 가서 DJ만 하는 여가수(이민정)가 성질 고약한 PD(이정진)를 만나 티격태격 끝에 인기도 얻고 사랑도 얻는 내용이다. '원더풀 라디오'와 '라디오스타'는 한 물 간 스타가 라디오DJ로 돌아서는 구성이 비슷하다. 못된 성질머리 누르고 주변 사람들과 융화하며 노래로 재기하는 과정도 닮았다. 그런데 '라디오스타'는 진한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데 비해 '원더풀 라디오'는 더 할 수 없는 유치함으로 황망하게 만든다. 이유가 뭘까. '라디오스타'처럼 기름기 쫙 뺀 진정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