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언 플레밍 3

맨 프롬 엉클(블루레이)

어려서 흑백 TV로 봤던 TV 시리즈 중에 꽃미남 주인공들이 나오는 액션 활극 시리즈가 두 작품 있다. 하나는 '세인트'였고 다른 하나는 '0011 나폴레옹 솔로'였다. 핑크 팬더같은 신출귀몰한 도적이면서 탐정인 사이먼 템플러가 주인공인 '세인트'는 당시 매끈하게 아주 잘생긴 청년이 출연했다. 그 청년이 훗날 007로 이름을 날린 로저 무어(Roger Moore)다. 007처럼 첩보원이 주인공인 '0011' 시리즈의 주인공 또한 꽤 미남인 로버트 본(Robert Vaughn)이 연기했다. '황야의 7인'에서 말쑥하게 차려입고 빼어난 총솜씨를 뽐내다가 잘 생긴 코를 벽에 문지르며 죽어가던 총잡이를 연기했고, '타워링'에서 상원의원 역을 맡아 주름이 늘었으나 여전히 잘 생긴 용모를 보여준 할리우드의 옛 스타..

치티치티 뱅뱅

'치티치티 뱅뱅'은 1970년대 국민학교 시절 꽤나 재미있게 봤던 만화책이다. 전체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시로서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얘기가 신기해서 열심히 봤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이 작품이 영화로도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반가웠다. 그러나 1960년대 영화여서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는데 DVD 타이틀이 출시돼 보게 됐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서 그런지 어려서 읽었던 만화책 만큼 재미나 감흥은 없었다. 자동차가 하늘을 나는 일이 현실이 돼버린 요즘 그보다 더한 신기한 일들을 다룬 영화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켄 휴즈 감독이 만든 영화 '치티치티 뱅뱅'(Chitty Chitty Bang Bang, 1968년)은 원작 소설을 토대로 만든 어린이용 뮤지컬 영화다. 원작 소설은 놀랍게도 007 시리즈를 ..

007 살인번호

테렌스 영(Terence Young) 감독이 만든 '007 살인번호'(007 Dr. No, 1962년)는 40년 넘게 이어진 007 시리즈의 테이프를 끊은 최초의 영화다. 이 작품으로 당시 무명이었던 숀 코네리(Sean Connery)는 007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 유명해졌다. 원래 007 역은 케리 그란트에게 제안했으나 거절해 숀 코네리에게 돌아간 것. 이 작품은 외딴 섬에 비밀기지를 차려놓고 세계 정복을 꿈꾸는 노(No) 박사의 음모를 막는 내용이다. 영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본드걸, 자동차 추격전, 항상 러브 신으로 끝맺는 결말 등 007 시리즈의 공식을 확립했다. 볼거리에 치중한 근래 007 시리즈와 달리 추리극처럼 서스펜스와 수수께끼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이 다르다. 원작은 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