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은 때론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1983년)이 그런 영화다. 1974년 '별들의 고향'으로 데뷔해 주목받던 그는 1976년 대마초 파동으로 단속에 걸려 4년간 영화를 만들 수 없었다. 힘들게 4년의 공백을 보낸 후 그는 다시 영화를 만들게 되면 소외계층 이야기를 다루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등장한 작품이 바로 1980년대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다룬 이 영화다. 이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원작자 이동철이다. 이동철을 알아야 더 잘 보이는 영화 이동철을 모르면, 특히 그가 구술하고 작가 황석영이 대필한 자전 소설 '어둠의 자식들'을 읽지 않으면 이 영화를 이해하기 힘들다. '어둠의 자식들'은 온통 욕설과 괄호 속 뜻풀이가 없으면 알아듣기 힘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