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준 3

손님

김광태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손님'(2015년)은 우리에게 익숙한 독일 우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모태로 했다. 6.25 전쟁 직후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서울로 향하던 악사(류승룡)가 산골 외딴 마을에서 겪게 되는 괴이한 이야기를 다뤘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이야기가 어찌 흐를 지 뻔히 짐작이 간다. 마을을 습격한 쥐떼와 악사가 나서서 이들을 퇴치한 뒤 전개되는 내용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로 승부를 걸려면 결국 남는 것은 볼거리 뿐이다. 그래서 김감독은 간간히 집어 넣은 유머 코드와 영화 '이끼'를 연상케 하는 괴이한 분위기로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어설픈 유머는 그다지 파괴적이지 않고 괴이한 분위기는 '이끼'와 너무 닮았다. 마을을 지배하는 위압적인 촌장과..

영화 2015.07.11

닌자 어쌔신 (블루레이)

가수 비가 처음으로 할리우드에서 주연을 맡은 '닌자 어쌔신'(Ninja Assassin, 2009년)은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하고, '브이 포 벤데타'를 만들었던 제임스 맥티그가 감독을 해서 화제가 된 영화다. 일본 전국시대에 암살자로 악명을 떨친 닌자를 다룬 만큼 아무래도 영화는 피와 폭력이 난무한다. 세게 틀어놓은 수돗물처럼 콸콸 솟구치는 피와 특정 무기 및 액션을 슬로모션과 클로즈업을 통해 극단적으로 부각시킨 영상으로 가득하다. 지나칠 정도로 잔혹한 영상은 과장이 심하다보니 실감보다는 오히려 만화나 게임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무래도 제작진은 자신을 길러준 조직에 맞서 싸움을 벌이는 외로운 닌자의 이야기가 너무 상투적이다보니 과도한 폭력 등 볼거리에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닌자 어쌔신

'닌자 어쌔신'(Ninja Assassin)은 '매트릭스' 시리즈를 만든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을 맡고, 가수 비가 주연을 해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감독은 '브이 포 벤데타'를 만들었던 제임스 맥티그. 잔인하다고 입소문이 나서 궁금했는데, 의외로 만화같은 영상은 생각만큼 잔인하지 않았다. 표창과 칼이 난무하는 바람에 팔, 다리가 잘려나가고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지만 마치 비디오 게임처럼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무덤덤하게 다가온다. '매트릭스' 2편과 3편에서 조감독을 맡고, '브이 포 벤데타'를 연출한 감독답게 제임스 맥티그는 이 작품에서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표창과 허공을 누비는 비의 액션이 게임처럼 묘사됐다. 그에 비해 내용은 빈약하다. 자신을 길러준 조직에 맞선 외로운 ..

영화 2009.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