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인도 10

옴 샨티 옴(블루레이)

여성 감독 파라 칸(Farah Khan)이 만든 '옴 샨티 옴(Om Shanti Om, 2007)'은 발리우드 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도 영화를 상징하는 발리우드 영화는 노래와 춤, 액션이 섞인 독특한 구성이 특징이다. 마치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영화 중간에 노래와 춤이 어우러지며 한 편의 쇼가 펼쳐진다. 이처럼 춤과 노래, 액션이 뒤섞여 다채롭게 펼쳐지다 보니 인도의 다채로운 향신료에 빗대서 맛살라 무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발리우드 또는 맛살라 무비의 매력 재미있는 것은 이를 지켜보는 극장 관객 또한 영화와 하나가 돼 다 같이 일어나 노래 부르며 춤을 춘다. '록키 호러 픽처 쇼'의 컬트 팬들을 보는 듯한 풍경이 예사로 펼쳐진다. 줄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는 크게 이상하지만 않으면 문..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4K 블루레이)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 1984년)은 전편인 '레이더스'의 엄청난 인기를 등에 업고 등장한 속편이다. 이야기는 인도의 고대 도시에 몰래 숨어든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 Harrison Ford) 박사 일행이 밀교 집단 무리와 싸워 노예처럼 붙잡혀 일하는 아이들을 구출하는 내용이다. 속편이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설정이 전편과 다르다. 우선 나치 독일이 등장한 전편과 달리 정체불명의 괴 집단이 악당으로 등장한다.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찾는 대상도 고대 유물이 아닌 인도 어느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신비한 돌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고고학자의 모험담이라기보다 해결사로 나..

슬럼독 밀리어네어(블루레이)

대니 보일(Danny Boyle) 감독의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 2008년)는 일확천금의 우연과 행운이 겹치는 판타지 같은 영화다. 인도(India)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실제로 인도의 유명 TV 퀴즈쇼를 소재로 하고 있다. 우연히 퀴즈쇼에 출연한 주인공 자말 말릭(데브 파텔 Dev Patel)은 희한하게 자신이 겪었던 경험과 관련된 퀴즈를 만나면서 졸지에 백만장자에 한 걸음씩 다가가게 된다. 자신이 겪지 않거나 모르는 문제는 찍었는데 들어맞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자말의 목표는 우승이 아니다. TV에 출연해 예전에 헤어진 첫사랑 라티카(프리다 핀토 Freida Pinto)를 찾는 것이 목표다. 우연과 행운으로 점철된 로또 같은 영화 이 영화는 한마디로 시나..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블루레이)

언젠가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고 압도적인 영상미에 입을 다물지 못한 영화가 있다. 바로 타셈 싱 감독의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The Fall, 2006년)이다. 짧은 시간에 그토록 놀라운 영상을 선보였으니 본편은 얼마나 대단할까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DVD로만 봤다. 지금도 극장 상영을 놓친 것이 참으로 후회된다. 이 영화는 위대한 작가의 예술적 집념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걸작이다. 인도계인 타셈 싱은 1981년 불가리아 영화 '요호호'를 보고 리메이크하기로 결심해 15년 동안 판권 섭외에 매달렸다. 판권을 확보한 뒤 뮤직비디오 촬영 등을 하며 17년 동안 촬영 장소를 물색했다. 뿐만 아니라 순수한 아이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재창조할 수 있는 주인공 소녀를 찾기 위해 7년을 ..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블루레이)

은퇴한 일곱명의 영국 노인들이 새 삶을 찾아 인도에 도착한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본 화려하고 우아한 궁전식 호텔에서 남은 생을 보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들이 본 호텔 광고는 그야말로 한 편의 신기루였다. 여기저기 낡아서 보수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호텔은 심지어 문짝조차 없는 방도 있으며, 침대 위에 비둘기들이 잔뜩 앉아있는 먼지투성이 새장같은 곳이었다. 허풍 심한 인도 청년의 낚시질에 걸려도 제대로 걸려든 것이다. 그래도 노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개중에는 환불해달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존 매든 감독의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The Best Exotic Marigold Hotel, 2012년)은 보면 볼 수록 빠져드는 은근한 매력이 있는 영화다. 황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