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임순례 2

와이키키 브라더스(블루레이)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는 보고 나면 가슴이 짠한 영화다.그토록 좋아했던 음악을 위해 노력하는 일행이 현실적인 삶의 장벽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는 과정을 다뤘다. 나이가 먹고 나서 다시 보니 예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이 영화를 처음 본 30대 때에는 비록 힘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젊은이들의 패기가 보였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다시 보니 결코 패기와 용기만으로 넘기 힘든 생활의 어려움이 보인다.아마도 2001년이 IMF 이후이기는 하지만 취업이나 경쟁 상황 등 피부로 느끼는 삶의 여건이 지금보다 덜 각박했던 때문인가 보다. 비록 기술이나 물질은 지금이 그때보다 더 발전했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공평하지 않은 탓일 수도 있다.소위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1등을 고집하지 않아 마음에 든다. 아무도 2등을 기억하지 않는 세상에서 2등은 곧 루저요, 패자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2등의 이야기로 1등 못지 않은 꿈과 희망, 감동을 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핸드볼팀은 2등이었지만 위대한 루저였다. 핸드볼이 발붙일 곳 없는 척박한 토양에서 살림과 운동을 함께 하며 신화를 일궈냈기 때문이다. 그들의 고단한 삶이, 신산스런 나날이 영화를 보는 동안 절로 한숨이 나오고 지치게 만든다. 어찌보면 그래서 1등이 더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저렇게까지 해서 얻는게 무엇인가. 영화속에서는 실업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는데도 불구하고 팀이 해체되면서 초등학교 핸드볼팀으로 옮겨간 어느 감독의 입을 빌어 이..

영화 2008.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