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임원희 3

쓰리 썸머 나잇

김상진 감독의 '주유소 습격사건'을 아주 재미있게 봐서 그가 새로 만든 '쓰리 썸머 나잇'도 기대를 했다. 그런데 너무 실망스러웠다. 억지 설정과 1970년대식 슬랩스틱 코미디로 일관하는 이야기는 자연스런 웃음을 끌어내지 못한다. 내용은 세 친구가 느닷없이 부산으로 내려가 마약밀매조직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무엇보다 우연의 반복이라는 짜맞추시긱 설정부터가 이야기의 전개를 억지스럽게 만든다. 세 청년과 마약밀매조직 두목 악당의 인연, 여기 끼어든 여인의 과거사 등이 매끄럽지 못하다. 세상에 그런 인연이 없으리란 법은 없겠지만 왜 하필 그런 인간들만 해운대 모래사장에 모여들었는 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억지 구성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그렇다 보니 곳곳에서 이야기의 얼개가 삐걱거리고 심지어..

영화 2015.07.18

대한민국 1%

해병대 특수수색대를 다룬 '대한민국 1%'는 고 조명남 감독의 유작이다. 조 감독은 국내에서 최초로 북한 금강산 관광지에서 촬영한 영화 '간 큰 가족'을 만들었다. 그는 '간 큰 가족' 촬영 후 두 번째 영화로 '대도 송학수'를 준비하던 중 2006년 대장암 선고를 받았다. 그때부터 긴 투병 생활을 한 그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고 마지막 믹싱 작업을 남겨 놓은 채 2010년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 이유로 주목을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영화는 기대에 못미쳤다. 해병대 사상 최초로 여자 하사관이 특수수색대에 들어가 팀장이 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힘들기로 유명한 해병대 특수수색대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했고, '지아이 제인'처럼 감탄할 만한 여전사도 등장하지 않는다. 해병대가 협조를 약속했다가..

다찌마와리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2008년)는 아예 작정하고 만든 '쌈마이' 영화다. 첩보물인 007 시리즈의 구성을 따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첩보원이 만주와 미국, 유럽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내용이다. 언뜻 개요만 들으면 그럴듯한 액션이 연상되지만 정작 작품을 보면 실소가 터져나온다. 만주, 유럽, 미국으로 소개되는 풍경들은 차를 타고 오가며 본 것 처럼 어딘지 눈에 많이 익은 곳들이다. 여기에 굳이 자막을 보지 않아도 내용을 알 수 있을 듯한 일본어와 중국어, 심지어 요란한 총격전때 뜬금없이 터져나오는 심수봉의 '그때 그사람'까지 영화는 온통 B급 무비의 키치적 정서로 넘쳐난다. 특히 과장된 오버 연기는 거의 '총알탄 사나이' 수준이다. 그만큼 작정하고 들이댄 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