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자이푸르 2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블루레이)

언젠가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고 압도적인 영상미에 입을 다물지 못한 영화가 있다. 바로 타셈 싱 감독의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The Fall, 2006년)이다. 짧은 시간에 그토록 놀라운 영상을 선보였으니 본편은 얼마나 대단할까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DVD로만 봤다. 지금도 극장 상영을 놓친 것이 참으로 후회된다. 이 영화는 위대한 작가의 예술적 집념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걸작이다. 인도계인 타셈 싱은 1981년 불가리아 영화 '요호호'를 보고 리메이크하기로 결심해 15년 동안 판권 섭외에 매달렸다. 판권을 확보한 뒤 뮤직비디오 촬영 등을 하며 17년 동안 촬영 장소를 물색했다. 뿐만 아니라 순수한 아이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재창조할 수 있는 주인공 소녀를 찾기 위해 7년을 ..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블루레이)

은퇴한 일곱명의 영국 노인들이 새 삶을 찾아 인도에 도착한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본 화려하고 우아한 궁전식 호텔에서 남은 생을 보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들이 본 호텔 광고는 그야말로 한 편의 신기루였다. 여기저기 낡아서 보수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호텔은 심지어 문짝조차 없는 방도 있으며, 침대 위에 비둘기들이 잔뜩 앉아있는 먼지투성이 새장같은 곳이었다. 허풍 심한 인도 청년의 낚시질에 걸려도 제대로 걸려든 것이다. 그래도 노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개중에는 환불해달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존 매든 감독의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The Best Exotic Marigold Hotel, 2012년)은 보면 볼 수록 빠져드는 은근한 매력이 있는 영화다. 황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