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장 폴 고티에 2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블루레이)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이 마르크 카로와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The City Of Lost Children, 1995년)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작품이다. 그러나 아름답고 사랑스런 동화가 아니라 약간은 음침하며 습하고 어둡다. 젊어지기 위해 아이들을 납치한 뒤 꿈을 빫아들이는 과학자와 어린 동생을 잃어버린 거한, 도시의 뒷골목을 누비는 어린 도둑들, 벼룩을 이용한 암살자와 이를 부리는 샴 쌍둥이 자매 등 캐릭터부터 특이하다. 이들이 뒤섞여 업치락 뒤치락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주네 감독은 이를 통해 잃어버린 동심에 대한 향수와 각박하고 메마른 어른들의 세계를 그렸다. 영화가 돋보이는 것은 특이한 캐릭터와 더불어 감독이 꾸민 세계다. 시대를 알 수 없는 암울한 세계와 허름..

제 5 원소 (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의 SF영화 '제 5 원소'(The Fifth Element, 1997년)는 눈이 즐거운 영화다.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이기로 유명한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를 비롯해 프랑스 만화가 장 클로드 메지에르, 장 메비우스 기로가 작품 제작에 참여해 화려한 영상을 선보인다. 그만큼 화사한 색상과 다양한 볼거리로 눈을 어지럽게 만드는 작품이다. 반면 내용은 영상만 못하다. 전형적인 종말론에 구원론을 결합시킨 일대 활극에 가깝다. 지구를 멸망시키기 위해 시시각각 다가오는 정체 불명의 행성을 외계인의 도움을 받아 물리치는 이야기다. 언뜻 보면 '스타워즈'와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담이 섞인 듯한 분위기다. 그만큼 영화는 액션과 볼거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무래도 이야기의 구조가 촘촘하지 못하고 엉성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