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잭 블랙 4

케이블가이 (블루레이)

워낙 땅이 넓은 미국은 유선방송이나 위성방송이 아니면 TV 시청이 힘들다. 공시청 시설이나 가내 안테나로 TV 수신이 잘 안되기 때문. 그만큼 미국에서 이사를 가면 가장 먼저 케이블TV 회사 또는 디렉TV 같은 위성방송 업체에 연락을 한다. 배우 겸 감독인 벤 스틸러의 '케이블가이'(The Cable Guy, 1996년)는 이런 미국인들의 세태를 꼬집은 영화다. 외로움에 굶주린 유선방송 설치기사가 고객을 스토킹하면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공포스런 이야기다. 주인공인 유선 설치기사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짐 캐리가 맡았다. 그는 당시 2,0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출연료를 받아 화제가 됐다. 그가 맡은 주인공은 어린시절 부모의 외출로 항상 집에 혼자 남아 TV만 보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쿵푸팬더 (블루레이)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Kung Fu Panda, 2008년)는 보편적 진리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마크 오스본, 존 스티븐슨 감독이 동물들의 입을 빌려 주장하는 것은 '꿈을 위해 노력하라, 노력하면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보편적 진리다. 당연한 얘기를 지루하지 않도록 동물들이 펼치는 아기자기한 쿵푸 속에 재미있게 녹여넣은 것은 제작진의 공로다. 특히 호랑이, 사마귀, 뱀, 원숭이, 학 등 다양한 동물들을 통해 쿵푸의 특성을 잘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아울러 그래픽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회색털이 드문드문 섞인 팬더의 털이 하늘하늘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은 마치 실사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만큼 컴퓨터 그래픽이 정교하고 세밀하다. 여기에 화려한 색감까지 더..

나쵸 리브레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흑백TV와 프로레슬링이다. 우리집에 있었던 흑백TV는 네 귀퉁이에 기다란 다리가 달리고 브라운관 앞에 미닫이 문이 붙어있었다. 당시로서는 엄청크다는 19인치였다. 흑백TV의 최고 인기프로는 단연 프로레슬링이었다. 마땅한 프로 스포츠가 없던 시절, 레슬링이 유일한 국민의 프로스포츠였다. 박치기왕 김일, 날쌘돌이 여건부, 태권도왕 천규덕(배우 천호진의 아버지) 등은 당시 날리던 스타였다. 지금도 기억에 선한게, 국민학교 3학년때였던 1976년, 김일과 안토니오 이노키의 대결이었다. 일본 최고의 레슬링챔피언 이노키를 서울로 불러들여 김일이 박치기 세례를 퍼붓던 날 얼마나 기뻤던지, 있는대로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쳤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

킹콩 (LE)

킹콩을 처음 만난것은 초등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였다. 지금 알고보니 1933년 원작을 76년에 존 길러민이 감독하고 제프 브리지스와 제시카 랭이 출연한 리메이크작이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장면은 마취액을 가득채운 거대한 함정에 킹콩을 유인해 사로잡은 다음 유조선에 태워서 뉴욕까지 데려가는 장면이었다. 유조선 벽을 킹콩이 후려치니 위에서 내려다보던 제시카 랭이 탱크 안으로 뚝 떨어지던 장면이 기억난다. 그리고 원작과 달리 킹콩은 지금은 테러로 사라진 국제무역센터에 기어올라 현대판 헬기랑 싸우다가 장렬히 최후를 맞았다. 원작처럼 공룡은 등장하지 않았다. 피터 잭슨 감독만큼 깊은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그때 장면들이 기억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피터 잭슨의 리메이크작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