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은 껄렁껄렁한 역할이 잘 어울리는 배우다. 개성있는 생김도 그렇고 특유의 발성과 몸짓이 연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투가이즈' '투캅스' '게임의 법칙' 등 잡초처럼 살아가는 인생을 연기하는데 제격이다. 본인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정극보다 오히려 그런 역할들이 박중훈이라는 배우를 더 빛나게 한다. 그런 점에서 김광식 감독의 '내 깡패같은 애인'은 박중훈을 위한 영화다. 한 물간 삼류 건달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백수 여인이 연립주택 지하에 이웃으로 세들어 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이 작품에서 박중훈은 똑떨어지는 날건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 덕분에 대학원까지 나온 취업준비중인 젊은 처녀와 깡패 사이에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꿈같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