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정준하 2

누구나 비밀은 있다 (SE)

'누구나 비밀은 있다'(2004년)는 장현수 감독이 흥행을 위해 선택한 작품이다. '걸어서 하늘까지' '게임의 법칙' '본투킬' 등 남자들의 거친 세계를 다룬 영화를 주로 만든 장 감독이 흥행을 위해 선택한 코드는 섹스와 코미디다. 매력적인 청년(이병헌)이 세 자매(추상미, 최지우, 김효진)를 만나 다중으로 얽히는 내용은 제라드 스템브리지 감독의 '어바웃 아담'을 리메이크한 것. 메인 배우들 외에 정보석, 공효진, 탁재훈, 정준하 등 다양한 배우들의 깜짝 출연과 애니메이션 같은 화면 구성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정작 감독이 노린 섹스와 코미디라는 흥행 코드는 그다지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화려한 성 담론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제대로 웃기지도 못하기 때문. 장 감독은 사람..

슈퍼스타 감사용

1982년은 변화가 참 많은 해였다. 처음으로 중고생들의 두발 자유화가 허용돼 이전까지 머리를 박박 깎고 다니다가 처음으로 머리를 길게 기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영화 '친구'처럼 훅을 채우는 일본식 교복을 계속 입어야 했다. 그해 1월부터 밤 12시 이후에도 돌아다닐 수 있도록 통행금지가 해제됐다. 그해 여름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에서 좋아하는 곡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LP판을 보면 소용돌이의 '보랏빛 안개' '나빠' '님의 눈물' 등이 그해 강변가요제에서 배출된 보석 같은 노래들이었으며 우순실의 '잃어버린 장미' 역시 그해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해 처음으로 프로야구라는 게 생겼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분위기에 휩싸여 손바닥만 한 '야구 대백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