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 2차 세계대전 10

얼라이드 (4K 블루레이)

스파이들끼리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007 시리즈에서 흔히 일어난다. 특히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는 영국과 구 소련의 스파이가 손을 맞잡고 악당을 해치우는 과정에서 사랑에 빠진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얼라이드'(Allied, 2016년)도 사랑에 빠진 첩보원들 이야기다. 배경은 제 2차 세계대전 때인 1940년대. 적진에 침투한 영국 특수부대원(브래드 피트)과 이를 돕기 위해 암약하는 레지스탕스 여성대원(마리옹 꼬띠아르)이 비밀 공작을 벌이던 중 사랑을 하게 된다. 무사히 작전을 마친 이들은 도저히 헤어질 수 없어 결국 부부가 된다. 그런데 정작 사건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아내의 정체를 놓고 영국 정보부와 남편은 피말리는 싸움을 하게 된다. 저메키스 감독은 이 과정을 군더더기없는 편집과 긴박..

퓨리 (4K 블루레이)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퓨리'(Fury , 2014년)는 디테일에 강한 전쟁영화다. 대부분의 전쟁영화들이 사실에 충실하지만 여러 가지 제작 여건상 디테일을 살리기 쉽지 않은데 이 영화는 아주 꼼꼼할 정도로 디테일을 잘 살렸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로 진군하는 미 제 2 기갑사단 소속 전차부대원들 이야기를 다뤘다. M4 셔먼 전차를 타는 5명의 대원들이 아버지 같은 전차장을 중심으로 가족처럼 뭉쳐 적과 싸우는 이야기다. 영화를 만든 에이어 감독은 'U-571' '트레이닝 데이' '분노의 질주' 등의 각본을 쓴 액션물에 강한 감독이다. 특히 'U-571'의 경우 미 해군 복무 당시 잠수함에 탔던 경험을 제대로 녹여내 잠수함 승무원들이 겪는 공포를 아주 잘 녹여냈다. 에이어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미드웨이(블루레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일본에게 진주만 기습을 당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를 만회하고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도쿄 공습을 지시했다. 이에 두리틀 중령이 이끄는 미군 폭격기들은 항공모함에서 발진해 도쿄를 공습했다. 여기 충격을 받은 일본은 미 항모를 격멸하기 위한 작전을 입안했다. 이 작전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당시 태평양 전역, 즉 태평양 전쟁의 향배를 바꾼 미드웨이 공격이다. 일본 해군의 연합함대 사령장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은 진주만 기습 당시 미 해군의 항모를 하나도 격침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애통해하며 미 항모를 잡기 위한 작전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1942년 6월4~7일까지 나흘간 벌어진 미드웨이 공격은 야마모토 제독의 미 해군 항모 절멸 작전을 토대로 입안됐다. 태평양 전..

레닌그라드 900일간의 전쟁

제 2차 세계대전사에 있어서 독소전은 전쟁의 향배를 갈랐다. 잇따라 서유럽 국가를 정복하며 승승장구하던 독일이 구 소련을 침공하면서 동과 서 양쪽에서 전쟁을 벌여야했고, 결과적으로 자원이 한정된 상태에서 전력의 배분은 독일의 패배로 이어졌다. 한마디로 양수겹장의 악수를 둔 셈이다. 독일은 소련을 침공하면서 또다시 전력을 두 개로 나누었다. 모스크바 등을 겨냥한 주공과 함께 레닌그라드 방면의 보조 공격을 통해 소련군을 양분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독일이 레닌그라드, 즉 지금의 상트페테르스부르그를 노린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소련의 북서 항구를 일제히 봉쇄해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이었고, 반대로 독일은 이를 통해 원활하게 보급을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1941년 9월부터 일어난 레닌그라드 ..

멤피스벨 (블루레이)

멤피스벨은 제 2 차 세계대전 당시 실존했던 미군의 B17 폭격기 중 하나였다. 이들은 서유럽 전선에서 총 25회의 출격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전원이 미국으로 돌아가 유명해졌다. 마이클 카튼존스 감독의 영화 '멤피스벨'(Memphis Belle, 1990년)은 바로 이들의 실화를 토대로 만들었다. 내용은 멤피스벨의 마지막 임무였던 1943년 5월17일의 25번째 폭격임무 과정을 다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마치 전장에 와있는 듯한 실감나는 영상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미국, 프랑스, 영국에 남아있던 실제 B17 5대를 동원해 촬영했다. 여기에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찍은 다큐멘터리 '더 멤피스벨: 하늘의 요새'를 참조해 폭격에 나선 B17과 독일 전투기들이 벌이는 공중전, 폭격 장면, 독일군의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