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랄딘 채플린 3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블루레이)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Juan Antonio Bayona) 감독의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El Orfanato, 2007년)은 옛날 고아원 건물에서 일어나는 심령 현상을 다룬 스페인(Spain) 공포물이다. 과거 고아원에서 자랐던 여주인공 로라(벨렌 루에다 Belen Rueda)는 남편과 함께 자신이 자란 고아원 건물로 돌아와 아이들을 위한 보육 시설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한 사건이 연거푸 일어나면서 급기야 입양한 아들이 사라진다. 그때부터 로라는 아들을 찾기 위해 이상 현상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인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돌아가며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결국 현재의 사건을 풀려면 마치 '백 투 더 퓨처'처럼 과거로 돌아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바요..

까마귀 기르기

스페인의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 작품 또한 음악이 좋기로 유명하다. '탱고' 카르멘' 등은 훌륭한 음악 덕분에 영상이 더욱 빛났다. '까마귀 기르기'(Cria Cuervos, 1976년)도 마찬가지. 그의 걸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초기작은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 치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한 소녀의 이야기다. 소녀는 남편의 바람끼 때문에 괴로워하던 어머니가 병들어 죽어가던 광경과 애인하고 잠자리 도중 침대에서 죽은 아버지를 목격한다. 부모의 죽음 이후 여름 한철 소녀를 꼼짝 못하게 하는 이모는 프랑코 치하의 독재정권 시절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소나기처럼 힘들고 암담했던 시절은 지나가고, 소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등교를 한다. 부모의 죽음을 지켜본 소녀의 기억 속에는 암담했던 현실을 잊게 해주는 ..

울프맨 (블루레이)

빼놓을 수 없는 납량특집물로 한국의 구미호가 있다면 유럽에는 늑대인간이 있다. 그만큼 여름이면 찾아오는 낯익은 존재들이다. 어려서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무서웠지만 이제는 하도 봐서 그런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무섭다기보다 슈퍼히어로를 보는 것 처럼 친숙하다. 조 존스톤 감독의 '울프맨'(The Wolfman, 2010년)은 바로 늑대인간의 최신판이다. 늑대인간에게 물려 늑대인간이 돼버린 사나이의 슬픈 운명을 다룬 내용은 익히 알려진 만큼 이 작품은 분장과 특수 효과로 승부를 건다. 즉, 늑대인간을 얼마나 그럴 듯 하게 묘사했는지가 관건이다. 그 부분 만큼은 꽤 높은 점수를 줄 만큼 잘 만들었다. 주인공을 맡은 베네치오 델 토로가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과정은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