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이미 정 3

씬시티2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만든 '씬시티'(http://wolfpack.tistory.com/entry/씬시티)는 프랭크 밀러의 원작인 그래픽노블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각광을 받았다. 흑백의 강렬한 영상은 마치 그래픽 노블이 살아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9년 만에 나온 '씬시티2: 다크히어로의 부활'(Sin City: A dame to kill for, 2014년)은 여전히 전작에서 보여준 강렬한 영상이 잘 살아 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은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를 공동 감독으로 끌어 들여 원작에 실린 두 편의 이야기 외에 영화를 위해 두 편의 이야기를 추가해 총 네 편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전작에서 인기를 끈 마브(미키 루크), 낸시(제시카 알바) 등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새로운 얼굴로 조니(조셉 ..

빅 히어로 (블루레이)

일본의 마징가Z와 여기 영향을 받은 로보트 태권V로 대표되는 1970년대 흑백TV와 극장에서 만난 로봇물들은 특징이 있었다. 높은 건물만한 로봇 몸체 안에 사람이 비행체를 타고 결합해 조종하고, 거대한 주먹을 미사일처럼 발사해 적을 쓰러 트렸다. 한마디로 사람이 조종대로 움직이는 기계에 가깝다. 하지만 1990년대 등장한 '자이언트 로보'나 '아이언 자이언트' 등 일본과 미국 로봇물들은 성격이 다르다. 이들은 화려한 기능은 없지만 사람이 조종하지 않아도 정해진 원칙에 따라 움직이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기계라기 보다 친구에 가까운 개념이다. 월트디즈니가 마블과 손잡고 내놓은 '빅 히어로'(Big Hero 6, 2014년)는 작품의 배경이 된 동,서양의 만남 못지 않게 1970..

써커펀치 (블루레이)

잭 스나이더 감독의 '써커펀치'(Sucker Punch, 2011년)는 만화와 게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무비다. 발칸을 들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등장한 사무라이와 공룡이 불을 뿜고 비행선이 나르는 전장에서 폭격기와 자동소총으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영락없는 비디오 게임이다. 여기에는 '300' '새벽의 저주' '왓치맨' 등을 만든 잭 스나이더의 만화적 상상력과 '귀무자' '데빌메이크라이' 등 줄거리에 따라 스테이지가 바뀌는 비디오게임의 구성이 결합됐다. 따라서 리얼리티를 논하는 것은 이 영화에서 의미가 없다. 심지어 비디오게임을 해보지 않았다면 스테이지 구성 형태의 이야기를 따라가기도 버겁다. 그만큼 액션에 치중한 나머지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가 무너진 것이 이 영화의 한계다. 오죽했으면 줄거리조차 이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