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이크 라모타 2

허슬러

로버트 로슨 감독의 명작 '허슬러'(The Hustler, 1961년)는 굳이 비교하자면 한국판 '타짜' 같은 영화다. 타짜의 등장인물들이 화투로 대결을 벌인다면 허슬러의 등장인물들이 대결을 위해 선택한 도구는 당구다. 내용은 내기 당구로 유명한 주인공 에디(폴 뉴먼)가 거물 당구꾼 미네소타 팻(잭키 글리슨)을 만나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에디는 몸과 마음에 고통을 받는 일도 겪고 소아마비를 앓은 여인 사라(파이퍼 로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제목 허슬러는 전문적으로 내기 도박을 즐기는 당구꾼으로, 우리네 타짜에 해당한다.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당구 시합을 참으로 긴장감있게 잡아냈는데, 여기에는 로슨 감독의 이력이 한 몫 했다. 로슨 감독은 젊은 시절 당구에 빠져 허슬러..

분노의 주먹 (SE)

오래도록 영화팬들을 기다리게 만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걸작 '성난 황소'가 드디어 DVD로 나왔다. 국내 개봉 제목인 '분노의 주먹'(Raging Bull, 1980년)으로 출시된 이 작품은 1940년대에서 50년대를 주름잡으며 세계 미들급 챔피언을 지낸 실제 권투 선수 제이크 라모타의 전성기와 몰락을 그렸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한 빼어난 영상이 압권이다. 마치 링에 서있는 권투선수의 눈처럼 움직이는 카메라는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극적 효과, 음향 과 어우러져 더할 수 없이 비장하고 치열한 경기장면을 만들어냈다. 특히 흑백으로 찍은 영상은 승리의 영광과 패배의 처절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여기에 고무줄처럼 몸무게를 늘였다 줄이며 열정을 쏟아부은 로버트 드니로 등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