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임스 갠돌피니 2

괴물들이 사는 나라 (블루레이)

미국의 그림책 작가 모리스 센닥이 아이들을 위해 펴낸 그림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처음 출간됐을 때 냉대를 받았다. 말썽꾸러기 주인공이 부모의 말을 거역해 반항하며 이상한 괴물들과 어울리는 어둡고 칙칙한 내용이 동화답지 않다고 봤기 때문. 그래서 미국 도서관들은 이 책을 갖다 놓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진가는 오히려 아이들이 먼저 알아보고, 아이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책이 됐다.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한 비결은 센닥의 접근법에 있다. 그는 "아이들의 갈등과 고민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책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어렸을 때 기억을 더듬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고민을 다뤘다. 즉, 아이들의 심경을 누구보다 가장 잘 헤아린 책을 낸 것이다. 이 작품이 기존 판타지나 동화와 다른 생경함을 주는 ..

올 더 킹즈맨

스티븐 자일리언 감독의 '올 더 킹즈맨'(All The Kings'men)은 권력에 눈 먼 정치가들의 탐욕과 권모술수를 훌륭하게 그려낸 정치 드라마다. 루이지애나 주지사 스탁(숀 펜)은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편다. 가진 자들은 이를 못마땅히 여겨 그를 탄핵한다. 위기에 몰린 그는 탄핵파의 거두인 판사 어윈(안소니 홉킨스)의 약점을 캐내 죽음으로 내몬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풍경이다. 우리 현대사의 굴곡이 조각 퍼즐처럼 이 영화 속 곳곳에 스며있다. 권력에 눈 먼 자들이 그려 내는 정치판은 미국이나 우리나 다를 바 없다. 정치란게 그런 것이다. 이 작품의 매력은 추악한 정치판을 놀랍도록 함축적으로 그려낸 원작의 힘이다. 로버트 펜 워렌이 1946년에 발표해 퓰리처상을 받은 원작은 실화를 토대로 했기에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