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임스 프랭코 3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블루레이)

월트 디즈니의 오랜 꿈 중에 하나가 라이먼 프랭크 바움이 쓴 유명한 동화 '오즈' 시리즈를 영화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월트 디즈니는 1930년대 준비를 했으나 MGM이 한 발 먼저 영화 판권을 사들이면서 무산됐다. 그래도 월트 디즈니는 포기하지 않고 1950년대 시리즈 중에 11번째 '오즈의 사라진 공주' 판권을 사들여 실사 뮤지컬로 제작했다. 그러나 월트 디즈니는 완성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바람에 실사 뮤지컬 영화는 결국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디즈니에서는 월트 디즈니 사후인 1985년 '리턴 투 오즈'로 처음 영화를 내놓았다. 그만큼 디즈니는 오즈 시리즈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샘 레이미 감독이 만든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Oz: The Great and Powerf..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1980년대 초반, TV 주말의 명화 시간에 방영하던 오리지널 1968년판 '혹성탈출'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원숭이들이 말을 하고 사람을 노예처럼 부려서가 아니다. 영화적 상상이니, 얼마든 그럴 수 있지 않겠냐며 SF 소설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봤다.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충격은 영화가 끝날 때 찾아 왔다. 우주선을 타고 갔다가 이름모를 행성에 불시착한 주인공(찰튼 헤스톤) 일행이, 행성을 지배하던 원숭이들을 피해 바닷가로 말을 달려 달아나가다 커다란 물체에 맞닥뜨린다. 찰튼 헤스톤은 할 말을 잃고 물체를 바라보다가 말에서 내려 바닥에 주저 앉아 절규를 한다. 그가 본 물체는 바닷가에 삐딱하니 쓰러져 반쯤 모래에 파묻힌 자유의 여신상이었다. 원숭이들이 지배하는 이름모를 별은..

영화 2011.09.14

라파예트

토니 빌 감독의 '라파예트'(Flyboys, 2006년)는 좀처럼 보기 힘든 1차 세계대전의 공중전을 다룬 영화다. 이 작품은 미국이 중립을 지켰던 1차 세계대전 당시 개인 자격으로 프랑스 군에 입대해 하늘을 누볐던 미국 최초의 전투비행단인 라파예트 비행단의 실화를 다뤘다. 프랑스군 입장에서 보면 이들은 하늘의 외인부대였던 셈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드라마는 약한 편이지만 공중전이라는 확실한 볼거리 하나는 보장한다. 위, 아래 두 겹 또는 세 겹 날개가 달린 복엽기들이 하늘에서 펼치는 공중전은 서부극 못지 않게 짜릿한 맛을 준다. 물론 요즘 복엽기를 실제로 구할 수 없는 만큼 대부분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해 공중전을 그렸는데, 실사와 구별이 안갈만큼 사실적이다. 미국의 평단은 혹평을 했지만 개인적으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