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프리 러시 2

샤인 (블루레이)

호주의 숨은 피아니스였던 데이비드 헬프갓의 연주는 독특하다. 자기만 알아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중얼거리며 연주한다. 얼핏보면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리거나 감탄사를 내뱉는 글렌 굴드 연주를 떠올리게 하는데, 정도가 그보다 훨씬 심하다. 마음에 드는 부분을 여러 번 반복하거나 연주가 끝나면 객석으로 내려가 앞줄에 앉은 관객을 끌어 안는다. 왠지 잘했으니 칭찬해 달라고 칭얼거리는 어린애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피아노 실력 만큼은 입이 딱 벌어질 만큼 뛰어나다. 스콧 힉스 감독의 '샤인'(Shine, 1996년)은 비운의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을 다룬 실화다. 피아노에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던 헬프갓은 무조건 곁에만 두려는 귄워적인 아버지를 피해 도망치듯 런던왕립음악원으로 유학을 간다. 그곳에서 그는 ..

캐리비안의 해적 4 : 낯선 조류 (블루레이)

캐리비안의 해적 1편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시리즈를 이어가며 성공할 줄은 몰랐다. '컷스로트 아일랜드'가 보여주듯, 해적영화는 흥행이 잘 되지 않는다는 통설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 영화만큼은 예외였다. 세 편의 시리즈가 전세계에서 27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사골 국물처럼 우려 먹을 수 있는 시리즈가 됐다. 이면에는 유난히 흥행 요소를 잘 짚어내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주인공 잭 스패로우를 성공한 캐릭터로 만든 조니 뎁이 있다. 조니 뎁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타고난 해적 그 자체였다. 네 번째 시리즈의 제목은 '낯선 조류(Pirates of the Caribbean : On Stranger Tides, 2011년)'. 마시면 젊음을 되찾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알려진 전설 속 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