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조디 포스터 7

써머스비 (블루레이)

올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 7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유명 여배우인 조디 포스터가 폭탄 선언을 했다. 바로 동성애자라고 밝힌 것이다. 그동안 의혹이 있긴 했으나 스스로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조디 포스터가 "평생의 영혼 자매"라며 동성 연인으로 밝힌 인물은 영화제작자인 시드니 버나드다. 시드니 버나드는 바로 존 아미엘 감독의 '써머스비'(Sommersby, 1993년)를 만든 인물. 조디 포스터는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다. 이 작품 출연을 계기로 조디 포스터와 시드니 버나드는 가까워져 15년간 동거했다. 시드니 버나는 조디가 낳은 두 아이를 함께 키우며 살다가 2008년 헤어졌고,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밝혔듯 다시 만났다. 이 때문에 '써머스비'를 떠올리면 조디 포스터의 커밍아웃이 먼..

양들의 침묵 (블루레이)

죄 의식 없는 사람만큼 무서운 존재는 없다. 전혀 꺼리낌없이 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 여기에 지능까지 뛰어나다면 희대의 연쇄살인범 조건을 갖추게 된다. 조나단 드미 감독의 '양들의 침묵'(Silence of The Lambs, 1991년)은 무시무시한 연쇄살인범을 다룬 스릴러다. 여자들만 납치해 죽이는 연쇄살인범을 잡기위해 FBI 신참 수사관 스털링(조디 포스터)이 또다른 지능이 뛰어난 연쇄살인범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 박사의 도움을 받는 이야기다. 원작은 한니발 렉터 시리즈를 쓴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 조나단 드미 감독은 두툼한 원작 소설을 깔끔하게 압축해 두고 두고 회자될 만큼 뛰어난 스릴러로 만들었다. 드미 감독의 탄탄한 연출 못지 않게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특히 뚫어질 듯 노려보는..

브레이브 원

여자들이 총을 들면 무섭다. 닐 조단 감독의 '브레이브 원'(The Brave One, 2007년)은 공원 산책중 불량배들에게 살해당한 약혼자의 복수를 위해 총을 빼든 여인의 이야기다. 연약한 여인에서 무서운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한 주인공은 조디 포스터가 맡았다. 그는 공포에 익숙하다. '패닉 룸' '양들의 침묵' 등 일련의 작품에서 공포에 짓눌리는 여인 역할을 여러 번 맡았다. 그러면서도 매번 숨막힐 듯한 공포를 이겨내고 자신을 지키는 굳센 여인이 그의 모습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조디 포스터의 이런 모습은 변함이 없다. 복수의 칼을 빼든 여러 작품의 여인네들처럼 그 역시 차갑고 냉철한 킬러로 변했다. 닐 조단 감독은 입을 꽉 다문채 밤 거리를 배회하는 조디 포스터의 모습과 더불어 배경음악도 극도로 절제..

택시 드라이버 (CE)

1996년 미국 뉴욕 출장시 마천루와 더불어 노란 택시가 인상 깊었다. 센트럴파크와 뉴욕대를 지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향하면서 뉴욕은 참으로 택시가 많은 도시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정작 타보지는 못했다. 뉴욕의 택시기사들은 공공 의료보험에 가입이 안된다.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민간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연금도 없는 이들이 믿는 것은 바로 택시 면허다. 우리네 개인택시면허처럼 택시 위에 찍힌 면허숫자는 무려 50만달러의 가치가 있다. 이들에게는 바로 택시면허가 퇴직금인 셈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만든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1976년)는 뉴욕의 택시 운전사가 주인공이다. 월남전 참전 용사인 트래비스(로버트 드니로)는 택시운전을 하며 뉴욕을 누빈다. 이렇다할 삶의 목표가 없..

인사이드 맨

오랜만에 스파이크 리 감독이 한 건 했다. '말콤엑스' '정글피버' '똑바로 살아라' 등 일련의 작품들로 명성을 날렸던 1990년대와 달리 2000년대 들어 이렇다할 문제작을 선보이지 못해서 예전같지 않다는 소리를 들었던 그가 '인사이드맨'(Inside Man, 2006년)으로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번 작품은 과거 문제의식과 사회비판적 시각으로 가득찬 작품들과 달리 의외로 고도의 두뇌게임이 가미된 스릴러물이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처음 만든 스릴러물은 뜻밖에도 참으로 훌륭했다. 러셀 게위르츠라는 신인 작가의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뛰어난 시나리오 덕분에 영화는 완벽한 밀실 스릴러의 정수를 보여준다. 물론 덴젤 워싱턴, 클라이브 오웬, 조디 포스터, 윌렘 데포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