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불안정한 열정의 유용한 배출구이며 신과 남편이 지속적으로 싸워야 하는 곳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 완역돼 나온 에밀 졸라의 소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에 나오는 구절이다. 에밀 졸라는 아내를 따라 매일같이 파리의 봉마르세, 루브르, 플라시 클라시 백화점을 찾아 5,6시간씩 머물렀다. 처음에는 백화점 단골 손님인 아내의 뒤를 따라다녔지만 나중에는 점원과 손님을 주의깊게 관찰하며 소설의 밑천으로 삼았다. '목로주점' 등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 에밀 졸라의 작품세계를 생각하면 백화점이라는 소재가 다소 의외지만, 그는 이 속에서 자본주의에 물든 19세기의 상업적 속성을 봤다. 영국 BBC1이 2012년 방영한 8부작 드라마 '더 파라다이스'(The Paradise)는 바로 에밀 졸라의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