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종말 2

멜랑콜리아 (블루레이)

비관과 우울의 음유시인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만든 '멜랑콜리아'(Melancholia, 2011년)는 제목 만큼이나 우울하고 암담한 영화다. 영화의 전반부는 우울증에 걸린 여주인공 커스틴 던스트의 이야기로 진행되고, 후반부는 지구를 덮치는 거대 행성의 이야기로 흘러 간다. 즉, 우울증에 걸린 여인과 지구 종말이라는 두 가지 암울한 요소가 만나 무겁게 가라앉는 작품이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여주인공처럼 심한 우울증을 앓아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 작품에는 그의 개인적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감독은 애써 희망을 이야기하거나 미화하려 들지 않는다. 어찌 세상이 즐겁고 희망 가득한 일 뿐이겠는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감독은 지구의 종말이라는 다소 황당한 주제를 들어 이야기한다..

노잉 (블루레이)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노잉'(Knowing, 2009년)은 블루레이 애호가들 사이에 화질이 뛰어난 작품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블루레이를 구해서 봤는데...뛰어난 화질 외에는 볼 게 없었다. 이 작품은 지구의 최후를 예언한 숫자의 비밀을 푸는 과학자(니콜라스 케이지)의 이야기를 다뤘다. 인류가 피할 수 없는 대재앙, 정체불명의 숫자로 된 미스터리, 미지의 외계인 등장 등 흥미를 유발하는 소재들이 다양하게 등장하지만 이야기가 밋밋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반면 블루레이의 화질은 감탄이 나올 만큼 뛰어나다. 마치 물로 씻은 듯 말끔하고 깨끗한 영상과 물감을 바른듯 너무나 선명한 색상은 마치 환상을 보는 것처럼 경이롭다. 그렇지만 이런 화질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한 싱거운 이야기가 문제다. 태양계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