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2

황석영,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장길산'으로 대표되는 황석영은 사실 르포르타주에 강한 작가다. 그가 쓴 '어둠의 자식들'과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보면 여실히 알 수 있다. 80년대 중반 고교 시절 몰래 읽었던 '어둠의 자식들'은 충격이었다. 걸걸한 육두 문자로 시작하는 이 책은 기지촌에서 태어나 창녀촌 등을 전전하며 아주 험하게 살아온 어느 사내의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옮겨 적은 실화다. 책의 실제 주인공은 나중에 국회의원을 지낸 이철용씨. 황석영이 당시 글을 쓸 줄 몰랐던 이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문학적 재능을 곁들여 만든 일종의 구술 문학이다. 우습게도, 제목 때문에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는 빨간 책 대접을 받았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 작품은 대성공하며 황석영의 또다른 줄기를 이뤘다. 돈 없고 '빽'이 없어 ..

2009.05.21

황석영 '개밥바라기별'

황석영은 경험담에 강한 작가다. 자신이나 타인의 경험담을 녹진녹진하게 풀어내는데 일가견이 있다. 전 국회의원 이철용의 구술을 받아 적은 '어둠의 자식들', 작가 자신의 베트남전 경험을 담은 '무기의 그늘', 5.18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등을 읽어보면 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중학교 때 몰래 읽은 '어둠의 자식들'은 걸쭉한 육두문자와 놀라운 이야기로 어린 청춘을 무척이나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베트남전의 처절함과 공황을 다룬 '무기의 그늘'이나, 대학 시절 금서여서 몰래 돌려 읽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도 세상의 참혹함에 새삼 눈뜨게 만든 놀라운 책들이다. 문화부 시절 문학 담당 기자들에 따르면 술 한 잔 앞에놓고 몇 시간이..

2008.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