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두독 드 비트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붉은 거북'(La tortue rouge, 2016년)은 독특한 작품이다.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처음으로 외부 제작사를 지원해 만들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마이클 두독 드 비트 감독은 1970년대부터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해 지금까지 오랜 세월 활동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대사가 없는 점이 특징이다. 그저 그림과 음악으로만 상황을 설명하고 일체 대사를 집어넣지 않았다. 실제로 많은 애니메이터들은 대사가 없는 작품을 궁극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언어의 장벽 없이 보기 편하다. 애니메이션을 회화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대사가 없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 그렇다고 작품이 추상적인 것은 아니다. 장편이든 단편이든 저마다의 완결된 스토리를 갖고 이야기를 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