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찰리 카우프만 2

아노말리사 (블루레이)

찰리 카우프만과 듀크 존슨이 공동 감독한 '아노말리사'(Anomalisa, 2015년)는 내용보다 독특한 구성 때문에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찰리 카우프만의 작품이 언제나 그렇듯 이 영화 역시 인간 내면의 탐구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성공한 저자이자 연설가인 주인공이 신시내티에 강연을 위해 출장을 갔다가 그곳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는 이야기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아를 찾기 위한 중년 남자의 일탈이라는 내용을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다룬 점이 독특하다. 그것도 일반적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과 달리 눈을 가로지르는 얼굴 절개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형을 도입했고,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정사 장면을 인형을 통해 실감나게 재현했다. 여기에 원작자인 찰리 카우프만이 처음 선보였던 연극적 기법을 그대로 ..

이터널 선샤인

미셀 공드리 감독의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년)은 코끼리의 배주머니 같은 영화다. 캥거루의 배에 달려있는 배주머니가 코끼리 배에 달려있을리는 만무한 법. 따라서 그만큼 황당한 영화라는 뜻. 영화는 기억을 지워버린 연인들로부터 시작된다. 애인과 심하게 다툰 여주인공은 원치 않는 기억을 깨끗이 지워주는 병원을 찾아가 애인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린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자 주인공도 같은 병원을 찾아가 여자친구의 기억을 지워달라고 요청한다. 기억을 지우는 날, 뒤늦게 여자친구와의 소중한 기억의 중요성을 깨달은 남자친구는 그때부터 자신의 기억을 지키기 위해 도피를 한다. 극본을 쓴 찰리 카우프만은 '존 말코비치되기'의 각본을 쓴 인물. 설령..